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최근 '직장인 신용대출 최대 2억5000만원, 마이너스통장 최대 1억5000만원'의 높은 한도를 내걸고 대출 수요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케이뱅크 측은 "당행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대출을 받았다가 만기 전에 상환해도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하반기 공모주 청약 등에 활용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축소하는 추세다. 1억~1억5000만원이던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모두 5000만원으로 줄었다. 신용대출의 경우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최대 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로 줄였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달 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8일 신규 대출건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를 각각 2000만원씩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는 기존 7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기존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시중은행 대출이 막히자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 제2금융권 등으로 몰려가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고객들이 미리 받아놓는 경향이 있고 주식투자 등에도 많이 활용되는 만큼 시중 은행들이 일괄 한도를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측은 "유상증자가 지연돼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0년7월까지 대출이 전면 중단됐던 상황이라 다른 은행들과는 사정이 다르다"며 대출 한도를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이 5조7000억원 정도에 불과해 비중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 정책에 따라 신용대출 연소득 한도 제한은 도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지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도 이달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일 예정이지만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따로 조정할 계획이 없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연 소득 이내 최대 7000만원, SC제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연 소득 이내가 된다.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