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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은 주로 브로커 조직에서 "공진단을 무료로 처방받게 해주겠다", "몸보신에 좋은 한약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실손보험에 가입된 사람들을 모아 해당 한의원에 알선해 주고 이로 인한 수익은 한의원과 브로커가 7대 3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자행됐다. 브로커 조직은 수십 명 규모로 대표와 본부장 등을 두는 등 '다단계'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보험사기 행각은 2019년 전까지 보험금 청구가 별로 없던 A한의원에서 갑자기 보험금 청구가 급증한데다 부산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와 보험금을 대규모 청구한 것을 수상케 여긴 KB손해보험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일례로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네 명의 친자매 등 실손보험 가입자 136명이 A한의원에서만 3억4000만원어치의 한방치료비를 청구했다. KB손보 SIU는 A한의원의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서울 중랑경찰서에 했다. 수사에 나선 중랑경찰서는 이 한의원에서 '공진단'을 처방받고 보험사기에 가담한 가짜 환자만 8곳 보험사에 653명에 이르며, 이들이 처방받은 공진단 등의 가격만 무려 16억원에 달했다.
경찰은 1년간의 수사를 통해 의료법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해당 한의원 원장과 직원 등 관계자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환자들을 이 한의원에 알선해 준 브로커 조직의 대표 1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KB손보 관계자는 "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는 통상 허위청구와 과잉진료의 문제인데, 이번 건은 브로커 조직과 병원 그리고 가짜 환자가 공모한 보험사기를 적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보험사기는 대다수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을 전가하는 범죄행위다. 반드시 적발되므로 시민들의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변화와 의료기관의 경각심 제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차사고 1인당 보험금 350만원꼴…"한방진료비 크게 늘어"
코로나19 등으로 교통사고는 줄고 있지만, 피해자 1인당 보험금 지출은 되레 급증했다. 한방 진료비 등이 급증한 데 따른 영향이다.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 8월 자동차보험으로 보상한 차사고 피해자 1인당 평균 손해액(보험금)은 35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자동차보험의 1인당 평균 손해액 299만원 보다 17% 급증한 수치다. 2019년(평균 270만원)과 비교하면 30%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2만원, 2019년 8월 대비 38만원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피해자 1인당 손해액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한방 의료비 과다청구' 꼽았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 의료비는 2년 만에 63% 증가하며 884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벼운 사고인 경상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한방진료가 중상·응급환자를 살리는 의과(양방)진료비(7968억원)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후 방역 조처로 자동차 이동량이 감소하고 교통사고도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방 의료비가 급증하는 등 피해자 1인당 보험금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한방진료의 경우 진단서 없이도 장기간에 걸친 고액 치료와
한편 이같은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사기 의심 신고는 금감원 인터넷 홈페이지 보험사기방지센터와 각 보험사에서도 가능하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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