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한 소액 투자 플랫폼이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 4만원부터 한우 등 가축에 투자하는 플랫폼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7일 스탁키퍼에 따르면 한우 조각 투자 플랫폼 '뱅카우'는 2차 펀딩(공모)을 시작한 지난 7월 7일 첫날에만 1억원을 모았다. 앞서 5월말 앱 출시 직후 1억원에 달하는 1차 펀딩이 12일 만에 완료된 점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다.
1, 2차 펀딩에서 2030세대 참여율은 각각 81.6%, 73.6%에 달하는 등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3차 펀딩은 총 1억5300만원 규모로 지난달 23일(1억원)과 30일(5300만원) 두 차례 나눠 진행됐으며 각각 3시간 만에 마감됐다.
뱅카우는 오는 10월 중순께 펀딩 규모를 4~5억원 수준으로 확대해 4차 투자자 모집을 준비 중에 있다. 스탁키퍼가 운영하는 플랫폼 뱅카우의 안재현 대표는 "앞서 1~3차 펀딩 진행 후 규모가 작고 빨리 마감돼 투자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아 이를 반영해 4차 펀딩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뱅카우가 선착순 방식으로 진행한 1차 펀딩에는 599명, 2차 펀딩의 경우 1500명, 3차는 3300명이 참여했다. 이중 3차 펀딩의 경우 실제 471명만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스탁키퍼가 운영하는 뱅카우는 농가(생산자)와 일반 투자자(소비자)가 한우에 공동 투자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뱅카우를 통해 투자자가 송아지를 취득하면 농가가 대신 사육하고 약 2년 후 송아지가 한우 성체로 자라면 경매를 통해 한우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다. 투자 후 2년 시점에 투자금을 회수할 있는 기회가 온다는 얘기다. 투자에 따른 수수료는 투자금의 2%다. 100만원을 투자한다면 2만원을 수수료로 떼는 구조다.
만약 투자한 한우에 대한 경매가 이뤄지기 전 투자금을 빼면 원금의 약 10%를 패널티로 차감하고 나머지 90%만 돌려받을 수 있다.
또, 농가에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인 구제역 등이 발생해 한우가 폐사할 경우 투자 원금은 100% 보장한다. 한우 농가가 이럴 경우에 대비해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해 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농가 부주의로 한우가 페사해도 투자 원금은 보장한다. 단, 농가 부주의로 인한 한우 폐사는 보험에서 80%, 나머지 20%는 농가가 부담해 투자자 원금을 보장하는 구조다.
다만, 투자한 6~11개월 송아지가 성체로 자라 경매 시점에 품질 등 기대한 등급이 나오지 않거나, 일시적인 가격 하락 등의 이슈가 있어 낮은 경매가에 거래가 되면 당초 기대한 수익률에 못 미치거나 원금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뱅카우는 지난 2019년 한우 한 마리당 평균 수익률이 19.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안재현 대표는 "한우 마리당 평균 가격이 2019년 당시 약 900만원이었다"며 "현재는 마리당 1050만원으로 올라 평균 수익률이 20%를 넘는다"고 말했다.
농가가 부실로 문을 닫았을 경우에는 뱅카우가 브릿지 형태로 투자자 원금을 보상한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농가가 키우는 한우에 대한 현물 공증을 별도로 걸고 있다"며 "농가가 부실해서 문을 닫았을 경우 뱅카우에서 투자자 원금을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간 한우는 보통 100~3000마리 단위로 사육이 이뤄져 최소 10억~3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필요했지만 뱅카우는 최소 4만원으로 송아지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우 조각 투자를 위한 최소 금액 기준(4만원부터)은 있지만 최대 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조각 투자를 하는 플랫폼은 뱅카우 외에도 더 있다. 강남 상업용 부동산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DABS, 댑스) 거래 플랫폼 '카사(Kasa)'도 MZ세대가 주목하고 있다. 최소 투자금 5000원으로 강남 빌딩의 지분을 받을 수 있다.
실제 1호 건물인 '역삼 런던빌' 공모 당시 총 7091명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2030세대는 4576명(64.5%)을 차지했다. '서초 지웰타워'에도 3021명 가운데 2030세대는 1490명(49.3%)에 달하며 공모 2시간여 만에 완판됐다. 카사는 오는 16일까지 3호 상장건물 '한국기술센터' 투자자 공모를 진행한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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