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삼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6개월 주기 변동)의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낮췄다. 이날부터 새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는 차주(돈 빌리는 사람) 입장에선 전날보다 대출 금리가 0.15%포인트만큼 오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2.65~4.15% 범위인 현재 주담대 금리(대출기간 5년 이상·아파트·신용 1등급)는 2.80~4.30%로 상향 조정된다. 주담대 혼합형금리(고정금리)는 2.76~4.26%에서 변화가 없다.
전세자금대출 신규 코픽스 변동금리(6개월 주기 변동)의 우대금리도 0.15%포인트 인하됐다. 국민은행에서 새로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소비자의 금리는 2.64~3.84%에서 2.79~3.99%로 높아졌다.
대출 금리 인상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를 방지하겠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다른 시중은행들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로 당행의 대출 증가세가 강해지면서 가계대출 총량을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것에 대한 이유를 은행권의 대출 증가에서 찾고 있다. 실제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주담대 잔액은 518조4782억원이다. 지난 7월 말보다 4조2055억원 늘었는데 이는 작년 11월(4조6001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농협은행이 유달리 급증해 부동산 관련 대출을 급기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대출 규제→일부 은행 연간 목표치 초과→대출 중단→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으로 쏠림→국민은행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 규제와 대출 중단 사태에 겁먹은 차주들이 지난달 대출로 대거 몰렸고 국민은행이 자신들의 대출 관리 목표치를 넘을까 봐 미리 금리를 올렸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달 코픽스에 반영돼 추가로 대출 금리가 오를 여지가 많다"고 경고했다.
국민은행은 대출 금리와 같은 폭으로 예·적금 금리도 올렸다. '예금 이자는 찔끔 올리고, 대출 이자는 더 크게 올린다'는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은 정기예금(거치식예금) 금리를 상품별로 3일부터 0.15~0.40%포인트 인상했다. 예를 들어 대표적 정기예금 상품인 'KB그린웨이브 1.5℃ 정기예금'은 기본금리가 0.55%에서 0.95%로 0.40%포인트 올랐다. 우대금리(0.45%포인트)를 모두 받는다면 최고 1.40% 금리가 적용된다. 1년 만기 적금(적립식예금) 금리는 오는 6일부터 0.20~0.25%포인트 오른다. 이에 따라 'KB마이핏적금'의 기본금리는 1.10%에서 1.35%로 0.25%포인트 높아지고 우대금리 1.60%포인트까지 더하면 최고 금리가 2.95%에 이른다. 요구불예금 금리도 6일 0.05~0.10%포인트 인상될 예정이다.
앞서 다른 은행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을 감안해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우리은행의 거치식 예금은 지난 1일부터 0.25%포인트 인상됐다. 신한은행 역시 수신상품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금융당국 가계대출 총량관리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