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허성무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55·CIO·최고투자책임자)이 최근 서울 강남 과기공 사무실에서 한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석유 대신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운송 수단은 전기차로 변화하며, 사물인터넷(IoT)과 5세대(5G) 통신이 등장하면서 완전히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다"며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모두 기술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실제 과기공은 게임사,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 회사 등 고성장 기업에 선도적으로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투자해 원금 대비 27배에 달하는 돈을 회수했으며, '배틀그라운드'로 게임 한류를 주도하는 크래프톤에 투입한 자금은 29배 넘게 불어났다.
바이오 기업 투자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SD바이오센서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허 본부장은 "인구 구조 고령화가 가속화하면 국내 의료보험이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 범위에 한계가 오게 된다"며 "우리나라 의료산업이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투자 성과 등을 바탕으로 올해 과기공은 7%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이후 거둔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약 8조5000억원의 기금을 운용 중이며 운용수익률은 4.33%에 달한다. 여타 기관과 달리 과기공은 회수가 완료된 투자 건에 대해서만 수익률을 계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기록으로 볼 수 있다.
2019년 취임한 허 본부장은 지난 2년간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4월 임기를 1년 연장했다. 그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 자산 외에 멀티애셋,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기업 등 대체투자를 꾸준히 늘린 것이 적중했다고 평가했다. 적절히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는 허 본부장 스스로 계량운용, 구조화 금융, 대체 투자 등 다방면의 운용 경험을 가진 것이 한몫 했다.
그는 한누리투자증권(현 KB투자증권) 기업금융팀 부장, 산은자산운용(현 멀티에셋자산운용) 상품전략팀 부장, 메리츠종합금융 증권상품본부장, 멀티에셋자산운용 부동산투자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구조화 증권 비중을 대폭 낮춰 코로나19와 같은 블랙스완(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이례적 사건)형 대형 이벤트에 따른 리스크를 대폭 줄였고, 포트폴리오 체질을 크게 개선했다"며 "'기술 중심 성장'과 '구조조정 중심 가치'를 과기공 투자의 양대축으로 계속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구조 및 기술 변화로 인해 순풍을 받는 업종과 기업에 좀 더 큰 비중을 두면서 지역, 산업, 투자 방식 등에 있어서 다양한 분산 투자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투자에도 관심이 크다. 과기공은 역세권 청년 임대주택 투자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곳의 자산운용사와 3220억원 규모 역세권 청년임대주택 블라인드 펀드를 설정했으며, 서울 신림동·내발산동·구의동 등에 약 5000가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 염창동 등촌역의 500가구는 이미 입주했다.
올해에 9조2000억원 규모로 불어나는 운용자산은 내년에는 1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그는 "맛있는 요리(좋은 투자)를 할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