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장 마감 직후 카카오뱅크 보유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하고자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블록딜이란 장 마감 이후 대량의 주식을 파는 행위를 뜻한다. 특정 회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 장 중에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장이 마감된 뒤 투자자를 찾는다.
이번 거래 대상은 우정사업본부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의 89.8%에 해당하는 1368만383주(지분율 2.9%)며, 할인율은 종가 대비 9.9~13.9%로 적용됐다.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8만8800원이었다. 우정사업본부가 주당 최대 8만원 선에서 처분하길 희망한다는 얘기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이번 블록딜 실무를 맡았다.
우정사업본부의 상장 직후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약 3.2%로 카카오뱅크 주식을 1523만9183주 보유하고 있다. 블록딜이 성사되면 보유 주식 수는 155만8800주로 크게 줄어든다. 블록딜로 카카오뱅크 지분을 대부분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우정사업본부가 카카오뱅크 주식을 처분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종가(8만8800원)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상장 이후 외국인들이 순매수 포지션을 이어오며 주가를 끌어올려 왔다.
때마침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제시했다. 주가가 회사의 성장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신영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금융 업계의 주류로 들어와 대출 상품을 확장시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2025년 카카오뱅크의 주당순이익(EPS) 연평균 성장률을 74%로 전망하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은 이런 낙관적인 전망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주가 수준에선 카카오뱅크에 투자할 만한 매력이 높지 않다는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카카오뱅크에 대해 엇갈리는 전망이 나온다. 앞선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로 9만4000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10만1000원)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SK증권(6만4000원), 교보증권(4만5000원)과는 편차가 크다. SK증권과 교보증권의 목표주가는 현 주가(8만8800원)를 크게 밑돈다. 양극단의 전망이 나오는 것은 시각 차이 때문이다. 규제 산업인 '은행'으로 볼 때 성장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과 '플랫폼 기업'을 본다면 성장성이 높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 중인 상황이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집중 공략한 고신용 대출 시장 점유율은 잔액 기준 6.7%로 개인 대출 신규 기준 점유율이 13%에 달한다"며 "높은 대출 자산 성장과 낮은 비용에 따라 손익 분기점 돌파 시점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핀테크에 대한 견제와 규제가 심해지고 있어 카카오뱅크의 투자 매력도는 높아질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처럼 국내에서 신중론을 펼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
[강우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