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9% 오른 1만5265.89, S&P500지수는 0.43% 오른 4528.79에 각각 마감하면서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중소형 중심 러셀2000지수가 각각 0.16%, 0.49% 내린 점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이날 나스닥 간판주이자 정보기술(IT) 공룡인 애플은 하루 새 주가가 3.04% 오른 결과 주당 153.1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시총이 2조5300억달러를 돌파했다. TFI증권이 "9월 공개될 애플의 차기 프리미엄폰 아이폰13에 저궤도(LEO) 위성통신 기능이 탑재될 수 있으며 애플이 이를 위해 글로벌스타와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면서 투자 기대감이 매수세로 이어진 결과다. 이날 글로벌스타 주가는 64.34% 폭등했다가 시간외거래에서 9.79% 떨어졌다. 앞서 8월 19일 JP모건은 고객 메모를 통해 "애플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매수)로 유지하며 목표주가는 기존보다 5달러 높은 180달러로 제시한다"면서 "애플의 주력 매출원인 아이폰의 2022회계연도 판매량 증가세가 확대돼 2억4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이 이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술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이벤트는 핀테크 업계 후불결제(BNPL) 서비스 경쟁이다. 같은 날 뉴욕 증시에서 핀테크 업체 어펌은 하루 만에 주가가 46.67% 급등한 결과 주당 99.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결제 서비스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지난 27일 나왔는데 이를 반영한 결과다.
BNPL은 '지금 구매하고 나중에 돈을 내자(Buy Now Pay Later)'를 줄인 말이다. 어펌뿐만 아니라 스퀘어도 소비자가 낮은 이자 비용 혹은 무이자로 상품을 구매하도록 지원하는 결제 서비스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어펌은 월마트와 펠로톤 같은 대형 업체들과 제휴했고 경쟁사인 스퀘어는 8월에 호주 대형 BNPL 업체 애프터페이를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는 2025년까지 BNPL시장이 10~15배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호주는 현재 BNPL 사업이 가장 빠르고 크게 확장 중이다.
BNPL 관련주로 손꼽히는 어펌은 올해 1월 이후 주가가 2.42% 뛰었다. 그동안 고전했지만 아마존 협력 소식에 30일 주가가 폭등했다. 올해 1월 상장한 어펌은 '페이팔 마피아' 출신인 맥스 레브친이 공동 창업한 유니콘 기업(시장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페이팔 마피아'는 과거 페이팔을 창업한 레브친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팰런티어 공동 창업자 피터 틸 등을 부르는 말이다. 또 다른 BNPL 관련주인 페이팔과 스퀘어는 올해 주가가 각각 24.38%, 22.95% 올랐다.
핀테크를 포함한 뉴욕 증시의 기술주 투자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오펜하이머증권은 "경기순환·가치주 해당 기업들이 더 두드러진 실적 증가세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기술주"라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특히 그동안 기술주를 보면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빠르게 저점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
반면 모건스탠리는 "9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더 공식적인 신호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테이퍼링이 공식화된다는 것은 시중 금리가 더 높아진다는 의미여서 주식시장도 곧 10%가량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