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인도네시아 10위권 증권사를 인수해 신남방 공략을 강화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KB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 10위권 증권사인 발부리증권과 인수 계약을 마치고 현지 감독당국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가는 유상증자를 포함해 500억원대이며, 향후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톱5 증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KB증권이 10% 이상의 높은 자기자본수익률(ROE)을 거두고 있는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를 앞두고 있다"며 "증권업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기존 미국, 영국 중심에서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권으로 영역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진출 속도내는 韓증권사
동남아 위주로 투자영토 확대
증권업 성장성에 발빠른 행보
해외투자 수익제고 적기 판단
대형사 5곳 상반기 순익 2천억
작년 전체수익 80%에 육박해
美 등 해외법인 많은 미래에셋
1800억 벌어들여 압도적 성과
한국 대형 증권사들이 다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업 본산인 미국 뉴욕, 영국 런던에서 신흥국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신흥국 주식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단순 브로커리지 업무를 넘어 현지 벤처기업 투자, 인수·합병(M&A) 주선, 채권 발행 등 투자은행(IB) 업무 영역을 해외로 넓혀갈 방침이다.
KB증권은 인도네시아 증권업계 진출을 통해 동남아 점유율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한국의 '동학개미운동'과 같이 폭발적인 개인투자자 증가로 주식 거래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면 해외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추가적인 자본 투자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인수하는 증권사를 톱5로 키우고 사업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KB증권은 국내 채권발행(DCM) 1위 경쟁력을 기반으로 홍콩에서 주관사 지위를 받아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IB 영역 확대에도 도전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대형 증권사의 올 상반기 해외 법인 순이익은 2053억원으로 2019년 연간 순이익(214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최대 이익을 거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2656억원인 점에 비춰보면 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 수익의 77%를 달성한 셈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해외 법인에는 여전히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법인별로 적자인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한국 대기업이 진출하는 국가에 동반 진출해 지원 업무를 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현지 고객을 공략하면서 기대 이상 수익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해외로 눈을 돌린 미래에셋증권 수익은 압도적이다. 미국, 영국,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인도 등 해외 10개국에 현지 법인을 세운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에만 1807억원을 벌어들였다. 사실상 국내 증권사 해외 법인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1709억원, 2020년 2010억원을 거쳐 올해도 역대 최대 순이익 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베트남에서 2위, 인도네시아에서 1위 증권사에 올라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온라인 마케팅 강화와 IB 비즈니스도 확대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최초로 HTS, MTS를 출시하면서 거래량 기준 1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대형사들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미국에 두 번째 뉴욕 법인을 설립했다. 뉴욕아메리카 법인이 브로커리지 중심이었다면 새로운 뉴욕US 법인은 현지에서 IB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에서 IB 업무를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다"며 "해외 법인 이익도 좋은 편으로 올 상반기에는 채권 부문에서 선제적인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다소 축소된 면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해외 법
결실이 기대된다. 지난 7월부터 월 50억~100억원씩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수수료 사업을 떠나 벤처기업 투자, 상장(IPO) 주관, 채권 발행, M&A 중개 등 '한국판 골드만삭스'에 도전하는 등 IB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