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부채 대란 긴급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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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이 24일부터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부동산담보대출을 중단한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본점 영업부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는 공고가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
점포를 찾은 한 대출 고객은 "주거래은행이 농협인데 다른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할 경우 금리가 높아지거나 한도가 줄어들까봐 걱정"이라며 바쁘게 인근 시중은행으로 향했다.
가계부채 부실을 염려한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압박으로 인해 대출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내 집 마련 수요나 코로나19로 고전 중인 서민들의 자금 사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이 부동산대출을 중단하고 은행권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하로 제한되면서 대출 가수요마저 일고 있다.
이는 당국이 더 이상의 대출 중단 사태는 없을 것이란 공언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결국 '당국 규제→일부 은행 대출 중단→다른 은행 대출 수요 쏠림 현상→전체 대출 증가 지속'의 고리 속에서 여전히 가계부채 리스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에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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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의 19일부터 23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건수도 7096건에 달한다. 8월 13일부터18일까지 신규 건수 4933건에 비해 43.8%나 늘었다. 이처럼 마이너스통장 개설과 신규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대출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그대로 대변한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6일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한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끝난 상황에서 이 같은 신용대출 증가는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예고에 따라 '일단 받고 보자'는 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의 문은 당분간 계속 좁아질 전망이다. 27일부터는 전국 농·축협에서 비·준조합원에 대한 신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중단된다. 신용대출은 중단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치를 크게 초과하자 관리 방안을 마련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는 11월 혹은 연말까지 이어진다.
앞서 농협은 지난 20일 조합원·비조합원·준조합원 모두에 걸쳐 신규 집단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제2금융권에 60%로 적용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체적으로 더 낮추겠다고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계획안이 미흡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추가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농협이 비·준조합원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중단 카드를 제시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약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신용대출 한도를 조정하는
[문일호 기자 / 김혜순 기자 / 한상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