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9월 위기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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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면서 `고점설`이 제기된 가운데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한 사람이 주식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글로벌 경제에 추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울한 관측과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통한 유동성 조절)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도 악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그간 상승세를 달려온 코스피는 최근 한 달 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미국 CNBC는 이달 초 월가 금융전문가들을 상대로 이메일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20명 중 17명이 9월 이후 증시 하락장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하락장을 예상한 17명 중 11명은 매도세가 거세지는 하락장이 9월에 올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3명은 10~11월, 또 다른 2명은 12월, 나머지 1명은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연말 증시 강세를 점친 낙관론자는 3명뿐이었다. 낙관론을 낸 사람 중 두 명은 내년 1분기(1~3월)까지 상승장일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한 명만 지속적인 상승장을 기대했다.
이처럼 월가에서 증시 비관론 목소리가 커진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첫째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 회복세 둔화가 꼽힌다.
미국 내수 지표는 17일 상무부 발표 결과 '7월 소매 판매'가 직전 달 대비 1.1% 쪼그라들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예상치(-0.3%)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앞서 13일 미시간대 집계 '8월 소비자태도지수'(잠정치)는 70.2로 7월보다 11포인트(13%) 급락해 2011년 12월 이후 최저치였다.
미국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는 중국도 내수·공급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다. 중국 국가 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매 판매는 8.5% 증가해 로이터통신 집계 전망치(11.5%)를 크게 밑돌았고, 7월 산업 생산 역시 전망치(7.8%)보다 낮은 6.4% 증가에 그쳤다.
뉴욕 증시 비관론이 나온 두 번째 배경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 연준 테이퍼링 일정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시장 불안감이다. 최근 WSJ는 연준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공표하고 이르면 11월에 착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 온라인 행사에서 델타 변이의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지금은 극도로 이상한 시기이며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최근 연준 인사들 발언 분위기를 볼 때 오는 26~28일 연준 '잭슨홀 회의' 혹은 9월 21~22일 FOMC에서 시그널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테이퍼링 돌입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테이퍼링 윤곽이 드러나면서 불안 심리가 진정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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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11월에 미국 중간선거가 열리기 전 조 바이든 정부가 법인세 등 세금 인상 법제화 작업에 들어갈 것이며, 이것이 시장에 선반영되면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하락을 점친 17명 중 10명은 연말 주가 하락 폭이 5~10%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여섯 명은 최대 15% 급락, 나머지는 5% 미만 혹은 15~20% 급락을 점쳤다. 설문과 별도로 17일 줄리언 이매뉴얼 BTIG 수석전략가는 "불과 4~5주 전만 해도 시장이 델타 변이를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이르면 9월부터 뉴욕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 10~15% 낙폭이 생길 수 있고, 이런 경우 S&P500 지수는 다시 4000선 초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월가 일각에선 증시 낙관론으로 맞서는 기류도 여전하다. 강세론자로 알려진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제 재봉쇄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S&P500 지수가 지금보다 12%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주가가 비싼 감이 있지만 이는 뉴노멀"이라면서 "기업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내년 말이나 그 전까지 S&P500 지수가 5000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프리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