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조원의 기업가치가 점쳐지는 현대오일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속도를 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전날 오후 NH투자증권과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내년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실무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하나금융투자는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예상 몸값만 8조~10조원에 달해 상장 직전에는 인수단도 별도로 뽑을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주관사를 뽑았지만 증시에 입성하지는 않았다. 2012년엔 국제 유가 하락으로, 2017년엔 지분 매각으로 상장 작업이 각각 중단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지분 17%를 매각해 1조3749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오랜 전략적 파트너와 지분 관계를 맺는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에까지 성공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이번에는 상장 작업을 완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적 추이가 좋아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반기 누적 매출액은 9조48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배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784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작년에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는 8조~10조원으로 전망된다. 앞선 2019년 아람코를 투자자로 유치하며 약 8조원의 몸값을 책정한 바 있다. 2년 전 대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유가 및 정제마진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회사 측이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에 도달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인 셈이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