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오는 26일 이사회를 통해 소비자금융 부문에 대한 매각 방식을 결정한다. 이에 앞서 매각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2500명 대상 희망퇴직도 노조 측과 논의하는 등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해 소비자금융 부문의 매각 방식을 논의한다. 그동안 씨티은행은 전체 매각(통매각)과 분리 매각, 단계적 폐지 등 세 가지 출구 전략 중 어떤 방식을 택할 지를 놓고 고민해왔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 확정하겠다고 했다가 이달로 한달 연기했다.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을 사겠다며 인수의향서(LOI)를 내고 그동안 실사를 해온 금융회사는 4곳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수를 희망하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는 자산관리(WM)나 신용카드 사업부의 부분 인수(분리 매각)를 희망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이 분리 매각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씨티은행은 이사회 직후 매각 방식만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입찰 대상자 선정과 상세 실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세부 절차를 진행한다.
매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노사가 희망퇴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의 고용 승계와 높은 인건비 문제가 이번 매각의 걸림돌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3500여명 중 국내 철수가 예정된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 수는 2500여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6월 기준 씨티은행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은 만 46.5세(평균 근속연수 18년 4개월)로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은 점도 문제다.
희망퇴직이 단행된다면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지난 6월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에 따른 전직과 자발적 희망퇴직, 은행 내 재배치 등으로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희망퇴직 진행 여부는 노사가 합의해야 하지만 세부사항은 사측 계획대로 진행할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소비자금융 전체 사업 부문의 매각과 이에 따른 소속 직원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자발적 선택을 전제로 한 희망퇴직은 감내하겠다"면서도 "통매각 이외의 방식은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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