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업황 불안 심리에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번주에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국인의 반도체 집중 매도세 탓에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3개월 만에 코스피 대비 20%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13일 뉴욕 증시에서는 한 주간 낙폭을 키웠던 반도체 관련주가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반도체 경기 지표로 통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0.67% 오름세로 마감했다. '중앙처리장치(CPU) 대장주' AMD(3.80%)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장주' 엔비디아(1.42%)를 비롯해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홀딩스(1.01%),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0.95%) 등 주요 기업 주가가 일제히 오른 영향이다.
이날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올라선 배경은 저점 매수세다. 존 페트라이드 토크빌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업계의 단기적인 문제는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로 보인다"면서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5세대(5G) 네트워크와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성장 산업의 반도체 수요를 감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크빌자산운용은 AMD와 퀄컴,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비롯해 이들 반도체 종목을 담고 있는 '인베스코 다이내믹 반도체 상장지수펀드(PSI)'를 오히려 매수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저가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급락세를 겪은 시세를 감안하면 오히려 단기 비중 확대 타이밍으로 생각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관건은 외국인의 투자 심리 회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투자 심리 회복과 함께 원화 강세 등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한국 증시에서는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치열한 매매 공방전이 이어진 바 있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 약 5조573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는 약 5조8232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동학개미' 사이에서 매수 인기를 끌어온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최저점인 7만4400원으로 내려앉으면서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23개월 만에 유가증권시장 전체 대비 2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13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전날보다 3.38% 줄어든 444조1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코스피 전체 시총은 2285조3760억원을 기록해 코스피 대비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19.43%가 됐다.
삼성전자 비중은 지난해 말(24.42%)보다 4.9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9월 4일(19.84%) 이후 처음이다. 당시 회사 주가는 4만4100원, 시총은 263조2670억원이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8.71% 내려앉았다.
다만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줄어든 것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특정 종목 비중이 줄어든 것은 시장 전체 측면에서는 특정 업종이나 종목의 영향력이 분산되면서 주가지수 변동성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과거에는 정보기술(IT)에 치중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증시 주력 업종 구성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반도체 업종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