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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피크아웃(경기가 정점을 거치고 하락) 우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급락했지만, 배터리 업종은 상대적으로 수급이 쏠리면서 부품·소재 업체까지 호재를 맞고 있다.
MSCI는 12일(한국시간) '8월 분기 리뷰'를 발표하면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신규로 편입했다고 발표했다. SKIET는 배터리 분리막,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를 국내 배터리 업체에 공급한다. 국내 전기차 생산이 증가할수록 자연스럽게 매출이 늘어나는 업체들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호재를 맞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하면 이번에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모두 배터리 관련주였다.
MSCI는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을 함께 고려해 지수 편입을 결정한다. 유동시가총액은 대주주 지분과 보호예수 등으로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 주식을 제외하고 산출한다.
MSCI에 편입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 관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가가 68.9% 급등했고, 역시 지난 5월 상장한 SKIET는 40.8%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87.1% 폭등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8월 31일부터 종목을 교체할 예정"이라며 "SKIET가 패시브 자금 유입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배터리 산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였고, LG화학이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모두 합쳐 4조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업황에 대해 외국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30년까지 신차 절반을 전기차가 차지하게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외국인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전기차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배터리주 전반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는 48만3539대로 전년 동기보다 2.2배 늘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특히 미국과 유럽으로 진출이 확대되면서 운수장비와 화학업종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무선통신장비 제조사 케이엠더블유는 이번 MSCI 조정에서 빠졌다. 올해 들어서만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이날까지 37.2% 급락했다. 이 밖에 SK텔레콤은 자사주 매각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지수 내 편입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인적 분할과 액면 분할 이벤트가 다가오면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찾아가는 시기를 맞이할 전망"이라며 "SK텔레콤 존속법인은 현재 5G 보급률 상승에 따른 매출 성장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MSCI 지수 조기 편입이 확정됐다. 지수 편입 시점은 오는 20일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로 추가 수급이 2000억원가량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 MSCI 지수에 조기 편입된 대형 기업공개(IPO)주는 지수 편입 때까지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보다는 불규칙적인 변동을 보이는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