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추 잘못 낀 부동산대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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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유례없는 '거래 절벽'에 시달리고 있다. 설익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가속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88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0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대략 120만가구에 달하는 서울의 총 아파트 중 하루 거래량이 이 정도인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거래신고가 계약일로부터 3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루 평균 20건도 되지 않는 만큼 거래 건수가 올해 들어 최저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별 기준 올해 최소 거래는 지난 7월에 이뤄진 3182건(11일 기준)이다. 일일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102건으로 이달 일일 평균의 5배 이상이다.
이달 거래량은 지난해 8월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에서 4981건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 일일 평균 160건에 달했던 만큼 단순히 계절적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부동산시장을 활발하게 만들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매물 잠김 현상으로 인해 당분간 거래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 절벽'은 매수 심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각종 규제 탓에 선뜻 집을 내놓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9로 전주 107.6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 첫째주 108.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4월 둘째주에 반등한 이후 17주 연속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0~200 범위로 측정되는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시장이 매도자에게 유리하다고 해도 집주인 역시 집을 판 다음 새 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팔아도 걱정인 상황"이라며 "이처럼 집주인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거래 침체로 이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