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실적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기저효과를 누린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2분기 가파른 실적 회복세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지속적인 실적 개선세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되거나 전망치(추정기관 3곳 이상 기준)가 제시된 국내 335개 기업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88.9%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는 전망치가 제시된 기업(259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작년 하반기 이후 전 세계 수요 회복에 따라 실적 호조를 누린 기업들의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된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51개 국내 업종 가운데 8개를 제외한 나머지 43개 업종의 3분기 실적 증가세가 2분기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피크아웃 우려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자동차 부품 업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2분기 2438.5%에서 6.7%로 줄며 실적 개선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종목으로 현대모비스를 들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이번 3분기 들어 기저효과가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중심의 시장 회복과 함께 친환경차 등 차종 확대로 전 부문 실적이 일찌감치 정상화된 덕분이다. 이에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050억원으로 작년 3분기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그 외 실적 개선세가 가파르게 둔화되는 업종으로는 기계, 섬유 및 의복, 복합산업, 건축자재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섬유 및 의복 업종 가운데 영원무역, 한세실업, 휠라홀딩스 등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원무역은 작년 3분기 자회사 스캇의 자전거 수요 호조로 10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이후 수익성이 낮아졌다.
화학 업종 역시 영업이익 증가율이 2분기 336.4%에서 3분기 88.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크아웃 우려가 가장 두드러지는 종목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와 더불어 유가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20.7% 늘어난 59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6월 이후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등 제품 가격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183.1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섬유 및 의복, 화학 등 업종 개별 기업 중 제품 가격 강세로 3분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도 있다. 롯데정밀화학, 효성첨단소재, OCI 등이다.
롯데정밀화학은 건설, 자동차, 조선 강세로 페인트, 도료 원료인 에피클로로하이드린(ECH), 가성소다 가격이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26.5%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화학 업종은 올해 상반기 실적 호조 기대감이 주가에 크게 반영된
한편 3분기 실적 개선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정보기술(IT) 서비스, 게임 소프트웨어, 미디어,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식료품, 용기 및 포장, 인터넷 서비스, 제약 등이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