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로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제패한 크래프톤의 청약 첫날 분위기는 비교적 한산했다. 첫날에만 증거금 12조원을 끌어모은 카카오뱅크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였다. 증권사 지점 일선에서도 크래프톤 청약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2일 크래프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첫날 평균 일반 청약 경쟁률이 2.79대1이라고 밝혔다. 청약증거금으로 환산 시 약 1조8017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이 3.75대1로 가장 높았으며 NH투자증권(2.39대1), 삼성증권(2.04대1)이 그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에 유입된 증거금은 전체 자금 중 약 49%(8920억원)에 달했다.
크래프톤의 일반 청약 첫날 분위기는 한산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달 공모 청약을 진행한 카카오뱅크는 첫날 경쟁률이 37.8대1, 증거금 규모는 12조521억원이었다.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됐지만 카카오 네임밸류에 힘입어 대중의 뭉칫돈을 확보했다. 상장 주관사 지점 일선에서도 각양각색의 분위기가 펼쳐졌다. 지점에 들러 문의하는 고객이 많은 곳도 있었지만, 고객 방문이 뜸한 곳도 적지 않았다.
A증권사 PB센터장은 "일반 청약 물량만 8000억원에 달하다 보니 마감 직전까지 살펴보겠다는 고객이 대다수였다"며 "상장 6개월 이후 주가 추이가 더 좋을 듯해 청약 대신 장내 매수하는 것도 괜찮은 접근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공모가 산정 정정 요구를 호재로 여기는 이도 있었다. 투자자로선 상승 모멘텀을 누릴 여지가 커졌다는 점에서다.
B증권사 WM센터장은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 모두 금감원에서 공모가 산정에 대해 추가 설명할 것을 요구받고 희망 밴드를 조정하지 않았느냐"며 "최근 공모주 펀드들이 확약 없이 바로 파는 분위기여서 1~3개월 이후 주가 추이를 더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크래프톤은 3일 오후 4시까지 일반 청약을 접수한 뒤 이달 10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43.1대1의 단순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공모가격이 4
크래프톤과 상장 주관사단은 양질의 투자자들이 참여한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블랙록 같은 굵직한 기관이 선제적으로 뛰어들며 분위기를 주도한 만큼 중장기 주가 흐름에 대해 자신하는 분위기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