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매일경제DB] |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주 삼성전자 주가는 1.00% 하락한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9일 7만원선으로 내려온 이후 2주 동안 단 한 차례도 8만원선을 터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장중 9만68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1월 13일 8만원대로 내려왔고 이후 이달 중순까지 반년 동안 8만원선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8만전자'로 불렸지만 이제는 '7만전자'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3분기 전망도 밝다. 지난 29일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2조5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 9조3800억원보다 3조원 가량 많은 금액이며, 2018년 3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에 최대치다. 11조원을 예상했던 증권사 예상치도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내놓은 지난 7일 이후 이틀간 주가는 8만1200원에서 7만9900원으로 1.6% 떨어졌고, 확정실적이 나온 지난 29일부터 이틀간은 0.9% 하락했다.
올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Fn가이드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3분기가 15조4730억원, 4분기는 15조8218억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4조원대이던 3, 4분기 전망치가 불과 두 달여만에 1조원 가량 상향 조정됐다. 호실적이었던 2분기보다도 하반기의 전망이 더 밝은데 주가는 내리막을 타고 있는 것이다.
↑ [출처 : 연합뉴스] |
삼성전자 주가의 부진은 반도체 경기의 고점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 기기에서는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했던 비대면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향후 백신 접종자가 늘어날수록 IT기기의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현재의 호황이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고, 이는 호실적에도 주가가 부진한 배경"이라며 "시장에서는 만약 수요가 둔화된다면 올해 연말부터 공급과잉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말에 실제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날지 나타나지 않을지는 확실치 않지만 연말까지 지켜보자는 관망심리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9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시장의 견고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일각의 고점 우려를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황은 올 하반기에도 양호할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 둔화 조짐이 포착된 PC 시장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출근과 재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확산되면서 기업용 PC 수요가 늘고 연말 윈도우11 출시 등 신규 OS에 따른 교체 수요도 견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자신했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반등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이미 실적과 주가간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도 많지 않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우려 대비 좋을 것이라는 점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설득하는 작업은 만만하지 않다"라며 "일단 연초 이후 부진했던 주가는 반도체 부문의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M&A, 분사 어느 것이건 구체화된다면 의미있는 주가상승궤도 진입이 즉각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면서 "반대로 그런 조짐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적 수치전망 만으로는 의미있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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