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으로는 처음 증시에 상장하는 카카오뱅크가 일반 청약에서 1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청약을 진행한 SK바이오사이언스(335대1), SKIET(289대1) 등 대형 공모주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한 투자자가 여러 증권사 계좌로 청약하는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청약을 진행한 첫 대형 공모주였음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모은 청약증거금은 58조3020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63조6000억원, 공모 규모가 비슷했던 SKIET가 모은 81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적은 규모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공모가 산정을 위해 선정한 비교기업들에 비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는 점에서 '고평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금융사와 출발점이 다르다"며 "100% 모바일 기반이라는 사업 특수성으로 영업이익 구조와 수익성, 플랫폼 비즈니스 등이 달라 국내 산업을 비교 대상으로 쓰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으로, KB금융(21조원)과 신한금융지주(19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금융주가 될 전망이다. 상장 첫날 15% 주가가 상승할 경우 금융업 시총 1위에 등극하게 된다.
카뱅 공모주 청약 182대1
중복청약 금지·공모가 논란에
외인 차익실현 우려 겹쳤지만
청약 마감일 증거금 46조 몰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높고
우리사주 실권 물량 낮아
상장일 기업가치 지켜봐야
올해 공모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카카오뱅크의 일반청약 결과(182대1)를 두고 금융투자 업계의 시각이 갈리고 있다. 중복 청약을 금지한 이후 청약을 진행한 첫 공모주인 만큼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혼재한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청약 마감 결과, 최종 통합 경쟁률은 182대1로 집계됐다.
증권사에 들어온 청약 증거금은 총 58조3020억원이다. 증권사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이 203대1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차증권(178대1), KB증권(168대1), 하나금융투자(167대1)가 뒤를 이었다. 청약 건수는 4개 증권사를 통틀어 186만44건이었다. 올해 들어 공모 청약을 진행한 대형 공모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가 200대 후반~300대 초반 경쟁률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청약 증거금 역시 공모 규모가 2조원대로 유사한 SKIET(63조원)보다 적었다.
한 증권사 IPO본부장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다른 대형 공모주의 청약 경쟁률을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겠지만, 2조5000억원이 넘는 공모 규모를 고려하면 증거금 58조원은 적은 수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다소 잦아든 데는 중복 청약 금지라는 제도적 변화와 함께 잇따른 '고평가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6일 BNK투자증권은 아직 상장되지도 않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하며 일반투자자들이 청약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인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의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이지만 국내 여건을 감안했을 때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공모가 3만9000원에 비해 40%가량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나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았고, 지난 26일 진행된 우리사주 실권 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일 이뤄진 수요예측에서 카카오뱅크는 역대 공모주 수요예측 경쟁률 중 두 번째로 높은 1730대1을 기록했다. 의무보유확약을 써낸 기관투자자 역시 41.2%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는 15일~6개월간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기관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으로, 기업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뤄진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확약비율은 평균 20% 선이었다.
공모 청약 첫날 완료된 우리사주 청약에서 실권이 2.6%밖에 발생하지 않은 점도 카카오뱅크의 청약 경쟁률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었다. 비교적 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임직원들이 우선 배정된 1309만주의 우리사주 중 97.4%를 청약해 받아갔다는 의미다. 우리사주는 해당 기업을 퇴사하지 않으면 1년 안에 처분할 수 없다. 이 기간 기업 주식의 가치가 공모가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본 직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우리사주 실권 물량은 SK바이오사이언스(2.17%)와 비슷하고 SKIET(34%), SK바이오팜(38%)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6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다. 카카오뱅크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