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국제업무지구 개발 예정지인 용산정비창 일대 전경. 중앙에 보이는 전자랜드는 도시재생구역에 포함된 곳 중 하나다. 우측 드래곤시티호텔 뒤로 전자상가가 밀집해 있다. [이충우 기자] |
27일 서울시 관계자는 "국제공모 자체가 법적 절차가 아닌 데다가 코로나 상황에서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섭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실효성이 많이 떨어져 국제공모를 안 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마스터플랜을 공모받는 과정에 최소 반 년가량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이를 현실성 있게 수정·보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마스터플랜은 프로젝트의 목적·입주 업종 등을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용도지역·용적률·높이·교통 등 부문별 계획을 제시하기 때문에 개발 기본계획이라 불린다. 그러나 이는 밑그림일 뿐 시행자가 법체계·재정 등을 고려해 수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또 공모를 하는 과정에서 최소 1년간 당선자와 서울시, 공동시행자인 SH공사·코레일 간 협상을 이어가야 해 시간이 소요된다. 서울시가 10년 전부터 용산 개발 방향을 고민한 만큼 단기간 안에 나온 개발안을 수정하기보다 그간 준비된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국제공모 경험으로 비춰볼 때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 관계자는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일부 개발안 마스터플랜 국제설계공모 때도 국내 업체가 선정됐다"며 "외국인들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긴 하지만 실행성이 떨어진다. 도시에 대한 맥락을 하루이틀 안에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직 용역 결과가 도출되진 않았지만 오 시장 1기 시절의 원안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시 핵심관계자는 "처음에 가려했던 원안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용산정비창은 2006년 오 시장이 1기 재임 시절 111층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려던 곳이다.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사이 강변북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2년 백지화됐다. 현재는 아무런 쓰임새 없이 방치된 상태다.
용산정비창 개발은 국토부가 발표한 공공주택 공급계획과 맞닿고 있어 민간에 맡기기 어렵다는 점도 마스터플랜으로 가기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꼽힌다. 개발계획에는 주택배분·밀도 등 인구수용계획을 담아야 하는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공급 규모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이곳에 1만호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 활성화를 위해 주택 공급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창 안에 1만가구를 넣으면 면적의 절반 이상이 날아가 (국제업무지구로서의) 쓸모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정비창 개발 계획과 용산전자상가 개발계획을 연계할지를 놓고 서울시 내부에서도 고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개발은 오 시장 1기 재임기 때 원안을 중심으로 다시 계획을 세울 예정이지만 용산 전자상가까지 포함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이미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손대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용산정비창 개발 계획은 용산전자상가 개발뿐만 아니라 다른 계발 계획과도 연
[김태준 기자 /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