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업체 줄줄이 폐업 우려에…8퍼센트, 대출채권 사들인다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 금융업체)로 등록한 에잇퍼센트(8퍼센트)가 폐업할 위기에 놓인 업체들의 대출 채권을 사들인다. 다음달 26일까지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못한 P2P 업체들이 줄폐업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업계가 직접 나선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에잇퍼센트는 금융위 등록에 실패한 P2P 업체들의 대출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P2P 업체는 온라인투자연계 금융업법에 따라 다음달 26일까지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만약 등록에 실패하면 업체들은 대부 업체로 전환하거나 문을 닫아야 한다.
에잇퍼센트가 추진하는 방안은 미등록 P2P 업체가 보유한 대출 채권 중 정상 채권을 일정 심사를 거쳐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는 "투자자들은 물론 미등록 P2P 업체들의 요구로 채권 인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미등록업체는 물론 투자자들을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중금리대출에 특화된 에잇퍼센트는 개인신용대출 채권은 물론 부동산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채권도 인수할 계획이다.
이번 방안은 에잇퍼센트는 물론 미등록 P2P 업체, 투자자 등 모두가 '윈윈(win-win)' 하는 구조다. 우선 에잇퍼센트 입장에선 한 번 심사를 거친 알짜배기 채권을 사들여 효율적으로 대출 자산을 늘릴 수 있다. 시장이 위축된 데다가 금융위 등록 절차를 밟느라 에잇퍼센트 대출잔액은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달 기준 에잇퍼센트 대출잔액은 307억원으로 1년 전(약 628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미등록 P2P 업체들은 '탈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금융위에 따르면 약 14개 업체가 폐업할 가능성이 있고 이들 업체의 대출잔액만 530억원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금융위 등록에 실패하더라도 대출 채권을 회수해야 한다. 하지만 폐업 예정인 업체에 남아 있는 직원이 없어 대출 회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출자 상당수가 다중 채무자라 폐업할 업체의 빚 상환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정상 채권을 최대한 에잇퍼센트에 넘기면 미등록 P2P 업체들도 빠르게 사업에서 손을 털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망한 업체보다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위는 등록을 신청한 37개 P2P 업체 심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