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산업이지만 개별 기업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탓에 2021년 2분기(4~6월) 실적이 긍정적이라 하더라도 주가가 추가로 오르기는 힘들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다만 경기순환주로 자금 이동이 사실상 끝나면서 넘쳐나는 유동성이 다시 기술주를 향할 수밖에 없다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월가에서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데이비드 타이스 모랑-타이스캐피털 공동창업자는 18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확신한다"면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관련 금융 상품을 비롯해 대형 기술주와 비트코인 등은 지금 투자자들이 매수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알파벳·페이스북·테슬라·넷플릭스)'을 비롯해 미국 기술주는 지난달 이후 주가가 빠르게 반등한 상태다. 통상 기술주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기에 하락세로 전환한 후 이달 들어선 1.30% 선을 오가는 등 올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타이스는 "채권 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근 급격히 내려간 것은 이상한 움직임"이라면서 "주식 시장을 보면 구체적으로 언제 하락장이 시작될지 예측할 순 없지만 특히 기술기업들 주가가 미래 실적 대비 고평가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술주 하락론과 더불어 지금이 금과 은을 매수할 적절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금과 은은 귀금속 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힌다. 타이스는 "금과 은은 과거 5000년 넘게 법정화폐 보조 수단으로서 매우 효과적이었는데, 특히 금은 지금 가격이 별로여도 앞으로 연간 2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금과 은을 채굴하는 광산 관련주 매수에 집중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타이스는 일단 12월까지 금 가격이 10% 정도 오르면서 1온스당 20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 가격은 중국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이후 약 2년간 30%에 달하는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달 16일까지를 기준으로 약 4% 떨어진 결과 18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타이스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증시가 강세장일 때 반대로 약세장에 베팅한 '프루덴트 베어 펀드'를 운용해 성과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운용 자산 7000만달러(약 801억원) 규모인 '어드바이저 셰어즈 레인저 에퀴티 베어 상장지수펀드(ETF)' 자문역을 맡고 있다.
다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긍정론이 오간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경기순환주로 자금 이동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며 연말까지는 기술주가 증시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가 전기 항공기를 개발할 것이며 성장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냈다. 테슬라가 전기 항공기 개발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에 진출할 것이며, 이는 '만약(if)'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when)'의 문제라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에 대해 '매수'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 90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에 대해서는 목표주가
투자자들은 일단 이달 말 기술주 2분기 실적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장 마감 후 넷플릭스에 이어 26일 장 마감 후 테슬라, 27일 장 마감 후 애플과 구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가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이어 28일 장 마감 후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성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