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매경DB] |
주가가 좀처럼 반등에 나서고 있지 못한 상황에 최근 반도체 업황 불안 전망도 나온다.
이에 비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계열사들은 하반기 업황 호조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기업가치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다시 7만전자...SDI·전기는 주가 우상향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6일 800원(0.99%) 내린 7만980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내내 7만원대를 전전하다 15일 8만원대로 올라섰지만 하루만에 다시 7만전자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 들어 답답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1월 초 고점인 9만6800원까지 오른 이후 단 한차례도 9만원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특히 지난 5월 13일에는 7만8400원까지 내려가며 작년 말 수준의 주가로 회귀하기도 하는 등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반년 간 8만원 부근에 갇히며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또다시 7만전자로 내려앉은 것은 작년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대한 믿음이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움직이는 와중에도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고점 대비 17% 넘게 하락했고 시장의 예상을 넘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위쪽이 아닌 아래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향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에 대한 확신과 인수합병(M&A) 등 빅뉴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시장은 별로 놀라지 않는다"며 "9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다보니, 어닝 서프라이즈는 오히려 당연한 정례 행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주가에는 지나간 실적이나 다음 분기 실적이 아닌, 최소 6~12개월 후의 메모리 전망이 더 중요하다"며 "파운드리나 M&A 등 그동안 삼성이 잘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나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 계열사들은 약진하고 있다. 지난 16일 삼성SDI와 삼성전기는 74만9000원, 18만8500원에 각각 마감하며 5월 중순 연저점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24.8%, 18.9% 상승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와 다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이며 삼성SDI와 삼성전기에 대해서는 줄곧 팔고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팔고 삼성SDI와 삼성전기에 대해 순매수로 대응을 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은 4272억원, 기관은 4823억원 어치의 삼성SDI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3위, 기관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기에 대해서도 1776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리는 등 최근 큰손들의 매수 자금은 삼성전자보다는 '삼성후자'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개인은 삼성SDI의 주식 9078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렸고, 삼성전기에 대해서도 2274억원 매도세를 나타내며 적지 않은 물량을 쏟아냈다.
↑ 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사진 제공 = 삼성SDI] |
증권가 "삼성SDI, 하반기 갈수록 더 좋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하반기 업황 호조와 그에 따른 실적 성장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SDI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신공장 건설과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인해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기 또한 3분기부터 스마트폰 세트 업황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I에 대해 하반기로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경우 하반기 점진적으로 이익이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면서 "특히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현재 검토 중인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신공장 건설과 전기차 배터리 신규 수주 물량 확보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는 2025년 7월부터 신북미무역협정(USMCA)을 발효할 예정이다. 완성차의 경우 미국 내 생산 비중(역내생산)을 75% 이상 확보해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미국 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으며, 이로 인해 삼성SDI의 미국 공장 증설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0만원에서 93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그동안 생산능력(CAPA) 증설에 미온적이었으나 USMCA 발효에 따라 자동차산업 내 핵심부품으로 분류되는 배터리의 현지 생산시설을 갖춰야만 하는 상황이 하반기 다양한 형태로 증설과 연계돼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반기 주가에 긍정적인 이슈 부각과 함께 K-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배터리 사업부 분할 이슈에서 자유로워 주가의 긍정적 흐름 또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연간 최대 실적 전망…"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 회복"
삼성전기의 주가 흐름 역시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다. 2분기 및 연간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내년 전기차 업체향 카메라모듈 매출 확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중국 공장 가동 등으로 전장 관련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3265억원으로 컨센서스(3060억원)를 상회할 전망"이라면서 "3분기에는 3798억원, 올해 연간으로는 1조37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삼성전기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게 된다.
올해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은 핵심 제품인 MLCC가 이끌 것으로 보인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코로나19로 TV나 노트북, PC, 게임기 등 MLCC가 많이 쓰이는 제품들의 비대면 관련 수요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전장향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밸류에이션 상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 신차에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MLCC의 중국 텐진 공장 가동도 내년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꾸준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기대를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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