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콕-39]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주식시장은 강보합 움직임을 나타냈습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금리가 약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에는 오히려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증시 강세 속에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 관심사는 이달 말과 다음달 초 집중된 대어(大魚)급 공모주 청약시장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는 주린이들의 투자 멘토인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염블리)를 만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곧 상장을 앞둔 주요 공모주에 대한 투자전략을 물었습니다.
염 이사는 카카오뱅크(7월 26~27일 청약 예정)에 대해 "공모가 밴드 기준 시가총액이 17조~18조원 정도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크래프톤(8월 2~3일 청약 예정)에 대해선 "공모가 하단 기준 시총 18조원 정도면 가격 매력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최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이마트에 대해선 "승자의 저주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1~2년은 성과가 나올 수 없는 만큼 배당이나 단기적으로 투자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라면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1.이베이코리아 인수한 이마트의 미래.
A. 저는 개인적으로 이마트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마트를 자주 가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쿠팡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이마트가 잘됐으면 하는 이유가 공감이 됐어요, 정용진 부회장의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나뉩니다. 승자의 저주가 아니냐. 돈은 많이 들어가는데 이베이코리아가 지금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G마켓 옥션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걸 대체하는 업체가 쿠팡과 네이버죠. 인수하는 게 독이 되는 것 아니냐. 돈도 더 차입해야 하고 그러면 이자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기존 이마트로 돈 벌던 것을 몇 년간 다 까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자를 내야 하고, 인수 성과를 내려면 계속 투자해야 합니다. 물류창고도 지어야 하고요. 그러면 이익을 내기가 힘듭니다.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배당이 안 나오니까 안 좋습니다.
그럼에도 정용진 부회장이 왜 인수를 했을까요. 이걸 안 하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마트만 가지고는 미래가 없어요.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점점 도태되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이 벤치마킹해서 성공한 게 트레이더스, 창고형 할인매장이죠. 다만 이걸 한다고 이익이 엄청나게 나는 것은 아닙니다.
쓱닷컴도 했지만 신선식품밖에 없습니다. 신선식품 시장은 공산품에 비해서 규모가 작습니다. 이것만 가지고는 쓱닷컴이 상장하기가 힘듭니다. 상장을 위해서 이베이코리아를 무조건 인수해야 한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보고된 것으로 들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점포는 돈은 벌지만 이것만 유지해서는 주가에 임팩트가 전혀 없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마트 주가가 쭉 올라간 것이 쓱닷컴 매출이 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쓱닷컴이 온라인 전체 성장률은 쫓아가지 못해서 주가가 다시 빠졌습니다. 이 상태로 가서는 유지밖에 안되는 것이죠.
정 부회장은 성장하기 위해 승부수를 둔 것입니다. 쿠팡, 네이버와 '맞짱'을 떠보자는 것이죠. 이베이코리아를 안 좋게 보는 분들은 점유율이 꺾인다고 해서 폄하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베이코리아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베이코리아는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해서 입점 업체에 배송, 환불, 재고처리까지 도맡아서 해줍니다. 입점 업체는 수수료만 주니까 너무 편한 것이죠. 이게 스마일 배송인데 240만명 정도 가입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IT 인력이 없으면 못합니다. 이베이는 미국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이런 기술 인력을 이마트가 가질 수 있습니다.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고급 인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무조건 승자의 저주는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승자의 축복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1~2년은 성과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향후 2~3년 후에 성과가 나올 것 같은데 그 때 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주주분들 입장에선 당분간 이마트가 실적내기는 어려워졌습니다. 그게 싫은 분들은 (주식을) 정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배당도 받고 싶고 실적 때문에 매수했다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부분에 공감하신다면 장기투자를 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Q2.크래프톤 공모가 논란, 청약해도 될까.
A.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18조원 정도 됩니다. 엔씨소프트와 비슷해집니다. 그 정도면 가격 매력은 있다고 봅니다. 그 전에 30조원 정도 얘기가 나왔었죠. 그건 비싸다고 느꼈는데, 20조원 밑이면 충분히 공모에 참여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공모주 청약하는 분들도 충분히 수익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크래프톤은 공모가 논란이 있지만 좋은 기업입니다. 돈을 엄청나게 법니다. 단일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로 엔씨소프트보다 더 많이 벌고 있죠. 중국에서는 판호(서비스 허가권)가 안 열렸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못합니다. 중국에 배틀그라운드랑 비슷한 게임이 있습니다. 텐센트에서 서비스하는데 로열티를 받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어요. 언젠가는 판호가 열릴 수 있습니다. 최근에 펄어비스의 게임 검은사막의 판호가 열렸습니다. 그러면 매출액은 더 점프를 합니다. 공모가만 낮으면 청약해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괜찮은 것이 크래프톤이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기업입니다. 여러 증권사에 다 넣어서 해볼 만한 것이죠. (크래프톤) 주주분들이 회사에 요구해볼 만한 게 최대 리스크가 배틀그라운드 하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히트 게임을 좀 더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엔씨소프트가 잘 하는 게 히트 게임이 많습니다. 배틀그라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작게임이 나와야 주가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Q3.카카오뱅크 상장, 은행주 영향은.
A. 솔직히 악재입니다. 그런데 카카오뱅크가 나온 지 몇 년 됐는데 그때부터 은행주 주가에 반영이 됐다고 봅니다. 따라서 카카오뱅크 상장 자체는 더 이상 은행주에 악재는 아닙니다. 악재는 맞지만 이미 반영된 악재라는 것이죠. 은행주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밖에 안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카카오뱅크 때문입니다.
국민은행 앱을 쓰는 분들이 800만명 정도 된다고 기억하는데, 카카오뱅크를 쓰는 사람이 1200만명 정도 됩니다. 카카오뱅크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일반 은행에 비해 시총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KB금융지주가 시총이 23조원 정도 되는데, 카카오뱅크가 얼마 전에 장외시장에서 40조원에 거래됐더라고요. 신한은행과 KB, 시중은행 1위와 2위 시총을 합한 것과 똑같습니다. 이건 고평가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은행 미래가 밝지 않다고 하더라도 기존 은행들은 모든 상품을 다 취급합니다. 금융지주사니까 다 가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 이외에는 못합니다. 대출도 개인만 하지 기업대출은 금지돼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에 투자하시는 분들이 고려해야 할 리스크 중 하나가 은행들은 신용평가를 그동안 해왔기 때문에 대손에 대한 리스크,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잘 압니다. 카카오뱅크는 신생회사라서 연체율을 어떻게 관리할지 리스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측에서 이에 대한 우려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워 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면 주가는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공모가 밴드를 보니까 20조원이 조금 안되고 17조~18조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장외거래처럼 40조원은 오버입니다. 너무 높게만 상장하지 않는다면 카카오뱅크 자체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은행주 주가에도 부정적인 이슈는 아니라고 봅니다. 은행주는 카카오뱅크 상장을 악재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최대 악재는 정부입니다. 배당을 줄이라고 하고, 이익공유제 얘기도 나왔지 않았습니까. 정부 규제가 없는 것이 중요합니다.
Q4.코로나 수혜 진단키트주 미래.
A. 저는 급락할 때 사자는 생각입니다. 폭락할 때 사면 수익이 나긴 납니다. 장기투자는 힘듭니다. 코로나 진단키트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최근 델타 변이로 다시 한 번 주가가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게 수그러들면 주가가 반 토막이 납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 씨젠이 그랬습니다. 주가가 30만원 넘었다가 10만원대 초반까지 빠지기도 했죠.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주도를 했다가 나오고 나서 폭락했죠. 그러다가 지난 2~3월에 확진자가 늘면서 다시 올랐다가 최근 변이 바이러스로 또 올라갔어요. 사이클이 반복됩니다. 좋을 때 사면 안 됩니다. 폭락할 때 사야 합니다. 지금은 살 때가 아닙니다. 좋을 때는 비중을 줄여야 합니다. 여러 번 학습 효과가 생긴 것이죠.
다만 진단키트주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진단키트 회사들의 기술력이 좋습니다. 씨젠은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주가 많이 빠졌을 때 장기투자 관점에서도 나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바이러스가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만큼은 아니더라도 진단키트 수요는 꾸준할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이 중요합니다. 미국도 오바마케어가 전 국민 의료보험을 하는 것인데 국민이 병에 안 걸려야 정부 재정에 좋습니다. 평소 예방을 하는 게 중요하죠. 예방의학의 기초가 진단입니다. 진단 수요가 엄청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진단 관련 헬스케어, 의료기기 회사들은 계속 공부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