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가 상승률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 실적 등 내재가치와 별개로 상장일 주가 흐름은 당일 유통 가능 물량 등 수급 상황과 증시 여건에 영향을 주로 받는데 모두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은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이 12.7%에 그친 가운데 32.3%(3332만9123주)에 달했다.
기존 주주 물량(2195만3241주)이 공모주 물량의 2배가 넘고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12.5%에 그치는 등 공모주로서는 매력이 높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은 전날 밤 미국 증시 하락 분위기를 반영하며 각각 0.28%, 0.22% 하락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리서치팀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상장일 주가흐름은 대형 공모주의 정석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시가총액 5조원대로 상장한 대형주의 상승률이 7%대에 달한 것은 양호한 주가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우량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데다 공모가를 낮춘 점이 이날 상승의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공모가는 한 차례 하향 조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5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애초 공모가 희망 범위를 6만6000~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가 '거품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고 4만5000~5만2000원으로 낮췄다. 이를 고려하면 이날 종가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공모가 희망 범위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날 대부분의 코로나19 진단키트주는 하락했다. 씨젠 -6.54%, 랩지노믹스 -4.62%, 휴마시스 -11.5% 등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으로 최근 증시에서 주목받았던 대부분의 진단키트주가 내렸다.
다만 동일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큰 편이다. 이는 지난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동시에 한 종목은 사고 다른 한 종목은 파는 롱숏전략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이날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함께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항원 방식 자가검사키트 조건부 허가를 받은 휴마시스는 하락폭이 11%대로 컸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난해 1조6862억원의 매출과 73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는 신속 항원진단키트의 역할이 컸다. 올해 1분기 기준 제품별 매출에서 신속 항원진단키트는 비중이 91%에 달한다.
다만 향후 주가 흐름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대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대표 수혜주로 가장 큰 조명을 받았던 씨젠의 경우 실적이 꾸준했음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진단키트 매출 감소 우려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며 주가가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체로 매출 3조~3조5000억원이 전망되지만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실적 규모 유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현 실적 유지와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사 규모 확대 여부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에
이날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양호한 성적으로 상장하며 향후 공모주시장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다음달 초 카카오뱅크(8월 5일), 크래프톤(8월 10일) 등 하반기 공모주 초대어의 연이은 상장을 앞두고 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