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제동을 걸었다.
회사 측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충분한 설명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요청 사항엔 공모가 산정 근거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카카오페이의 목표 기업가치와 공모 일정 모두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금융감독원은 공시를 통해 카카오페이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제출하길 요청했다. 중요 내용이 빠졌거나 기재된 내용이 불투명해 투자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 판단한 것이다.
금감원 측 요구 사항엔 공모가 산정 근거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기업가치 추산 과정이 복잡한 것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성장률 조정 EV/Sales(매출 대비 기업가치)'란 지표를 활용해 예상 시가총액을 산출했다. 비교기업으로는 미국 페이팔과 스퀘어, 브라질 페그세그로을 택했다. 세 곳의 매출성장률과 EV/Sales를 토대로 카카오페이 몸값을 추산한 것이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국내 상장 기업 중 사업 모델이 비슷한 곳이 없어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정 제출을 요구한 부분 중에선 공모가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긴 하다"며 "심사 과정 중이라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로써 카카오페이의 공모 전략도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공모 절차에 나설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예상 기업가치도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당국으로부터 또 다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운영자금 마련 계획 자체에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앞서 조(兆) 단위 대어였던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 역시 신고서를 정정 제출하며 밸류에이션 접근을 달리한 바 있다. SD바이오센서는 비교기업에 국내 기업을 추가했으며, 크래프톤은 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곳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 중에선 플래티어와 브레인즈컴퍼니, 딥노이드, 에브리봇 등이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제출을 요구받았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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