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복정1 등 사전청약 'D-2’…고분양가 우려 딛고 흥행할까

↑ [사진 = 연합뉴스]

오는 16일부터 인천 계양과 성남 복정 등 신도시 5개 지구에서 사전청약 절차가 시작된다. 정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의 분양가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무주택자와 신혼부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특별공급 조건이 까다로워 사전에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당첨 취소 등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14일 주택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차 사전청약 물량은 인천 계양 1050가구, 남양주 진접2 1535가구, 성남 복정1 1026가구, 의양 청계2 304가구, 위례 418가구 등 총 4333가구로, 이 가운데 1945가구(44.9%)가 신혼희망타운이다.
인천 계양의 경우 공공분양(분양가)은 전용 59㎡ 512가구(3억5000만~3억7000만원)와 74㎡ 169가구(4억4000만~4억6000만원)다.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55㎡ 단일 주택형 341가구(3억4000만~3억6000만원)다.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 인근에 조성되는 우선공급물량은 인천·서울 50%, 나머지 수도권 50%로 배정됐다. 인천 계양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처음으로 지구지정이 완료됐다. 현재 토지 보상이 60% 이상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 진접2에서 사전청약에 들어가는 물량은 공공분양 전용 59㎡ 532가구(3억4000만~3억6000만원), 74㎡ 178가구(4억~4억2000만원)다.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55㎡ 439가구(3억1000만~3억3000만원)가 배정됐다. 우선공급은 남양주 30%, 경기도 20%, 나머지 수도권 전체 50%로 할당된다.
진접2지구는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진접선 별내역과 오남역 사이에 들어선다. 지구 안에는 풍양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지하철 8호선 복정역·산성역 인접 지역에 조성되는 성남 복정1의 공공분양은 전용 51㎡ 174가구(5억8000만~6억원), 59㎡ 409가구(6억8000만~7억원)이며, 신혼희망타운인 전용 55㎡는 44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의왕 청계2는 신혼희망타운 전용 55㎡ 304가구가 4억8000만~5억원에 분양된다. 복정1과 청계2는 우선공급 물량은 각각 해당 시에 100% 배정된다.
위례에서는 신혼희망타운(전용 55㎡) 418가구가 공급된다. 분양가는 5억7000만~5억9000만원이며, 우선공급 물량은 해당 지역 30%, 경기도 20%, 나머지 수도권 50%로 배정됐다.

급등한 시세의 60~80% "분양가 높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앞두고 고분양가 논란이 나오고 있다.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의 분양가로 공급한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시장에선 일부 신도시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오른 시세의 60~80%로 분양가를 책정하는게 적절한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일례로 이번 주 사전청약에 들어가는 인천 계양 택지 인근의 '한화꿈에그린' 전용 59㎡의 경우 지난 5일 4억2000만원(8층)에 실거래됐다. 이 단지는 작년 7월 3억30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됐었지만, 1년 사이 1억원 가까이 올랐다. 택지와 인접한 '계양한양수자인' 전용 59㎡도 최근 4억원(10층)에 손바뀜됐다. 이런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인천 계약 사전청약 분양가(59㎡ 3억5000만~3억7000만원, 74㎡ 4억4000만~4억6000만원)가 다소 높다는 지적이다.
사전청약을 기다리고 있다는 한 30대 예비 청약자는 "분양가를 택지 매입비, 공사비 등의 조성원가에 따라 산정해야 하는데, 인근 거래사례 등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하면서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남양주 진접도 비슷한 상황이다. 사전청약 단지의 3.3㎡당 분양예정가는 1783만~1901만원 수준이다. 이는 택지 인근에서 2010년 준공된 '금강펜터리움'의 최근 한달간 평균 실거래(1762만원)와 거의 차이가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분양가와 관련한 불만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영끌하지 말고 3기 신도시를 기다려 달라고 했던 정부가 현재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집값을 기준으로 분양을 하고 있다. 정부가 집 값을 못잡아 놓고 분양가를 현재의 시세로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느냐"라고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가 집값을 올려 사전청약도 '영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아넣고 조만간 집값이 떨어질 테니 '영끌'하지 말라는 게 말이 되는 거냐"는 비판도 나왔다. 앞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에서 "유동성이 회수되면서 주택시장에 조정이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면 2~3년 뒤 매도할 때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투자에 신중했으면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2년쯤 뒤로 예상되는 본청약 때 주변 시세에 따라 분양가가 더 오르거나 내릴 수도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또 전체 사전청약의 85%에 이르는 신혼부부, 다자녀,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 조건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사전청약을 하려면 세대 전원 무주택자이고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 포함)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일반 공공분양(60㎡ 이하)의 경우 월평균 소득 100% 이하여야 한다. 신혼부부의 경우 공공분양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든 신혼희망타운이든 월평균 소득 130% 이하(맞벌이는 140%)까지 가능하다.
거주요건은 사전청약 당시 해당지역에 거주 중이면 일단 신청할 수 있고, 본 청약 시점까지 거주기간을 충족해야 한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우선공급 거주기간은 2년이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별도 물량이 공급되기 때문에 청약 가수요, 즉, '묻지마 청약'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과천이나 남양주 등지는 아직 감정평가도 이뤄지지 않고 있고, 분양가와 청약 조건에 대한 불만도 많아 사전청약이 시작된다고 해도 당장 수도권의 주택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에 이어 10월과 11월, 12월 3차례 더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의 사전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사전청약으로 공급하는 물량은 총 3만2000가구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