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서 기자가 직원 설명을 들으며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시험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전면 통유리로 시공돼 탁 트인 개방감이 느껴지는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에 들어서면 넓찍한 공간에 대형 원형 테이블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은행 입간판이 없고 금융상품을 홍보하는 아크릴판, 각종 신청서를 작성하는 필경대, 은행 직원과 창구마저 사라졌다. 외관만 봐서는 여기가 은행인지 전자제품 플래그십 매장인지 헷갈릴 정도다. 의자에 앉자 원형 테이블 디지털 화면에 신한은행 캐릭터 쏠(SOL)과 몰리(MOLI)가 등장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준다. 빅데이터 전문가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을 성별, 연령별, 세대별 등 여러 기준에 따라 98개 유형으로 나눠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시하는 '보통사람 보통금융'과 MBTI를 활용해 16가지 금융 행태를 분석한 'SFTI(Shinhan Financial Type Indicator)'가 대표적 콘텐츠다.
'우리 동네 흑백사진관'을 터치하면 고려삼계탕, 유림면 같은 서소문점 인근 오래된 가게들과 사장님 사진을 볼 수 있다.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이들 가게를 홍보하고 할인 쿠폰도 제공함으로써 인근 소상공인의 매출을 증대시킨다는 목적이다.
원형 테이블을 중심으로 하는 이 공간은 CX존(Customer Experience·고객 경험 제공)이다. 딱히 처리할 업무가 없어도 고객이 언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금융공간으로 꾸며졌다. 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비대면이 일상화된 시대에 오프라인 영업점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와 경쟁력은 고객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로그 브랜치에서 이뤄지는 상담 업무는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은행 관계자는 "상담 창구에서 투자나 대출을 상담할 때 '옆자리 고객이 본인의 상담 내역을 들을 수 있어 불편하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1층 안쪽과 2층에 개별 상담 공간인 컨설팅 라운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곳에서는 매주 1회 신한은행 최고 전문가들이 부동산, 금융투자, 환율 전망 등을 강연하는 '지식창고' 세미나를 운영한다.
입출금이나 공과금 납부 같은 단순 업무를 위해 온 고객은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안내를 받아 키오스크나 디지털 데스크를 활용해 업무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키오스크에서는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제한 없이 비밀번호 변경, 분실 신고, 이체한도 변경 같은 인터넷 뱅킹 업무가 가능하다.
사은품을 나눠주기 위한 벤딩머신도 새롭게 도입돼 디지로그 브랜치를 방문한 고객에게 재미를 줬다. 기존에 은행 사은품으로 일괄 나눠주던 치약, 세제, 달력 등을 대신해 휴대폰 메시지로 QR코드를 제공하고 고객이 사회적기업 '동구밭'의 자연 친화 비누, 신한은행 캐릭터를 활용한 생활용품 등 본인이 원하는 사은품을 벤딩머신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신한은행은 디지로그 브랜치를 서소문, 남동중앙금융센터,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