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천 30대男, 직장 동기 카드 환급액 보고 '깜놀'…"2배나 많은 이유가 뭐지?"

# 연봉 4000만원을 받는 직장인 A씨(36세·가명)는 매년 15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연말 소득공제를 통해 12만원을환급 받았다. 그런데 최근 자신과 연봉이 비슷한 직장동료 최성수(37세·가명) 씨의 경우 카드 세테크를 통해 2배 이상인 25만원을 환급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됐다.
그러면 왜 같은 연봉에 카드 지출금액도 비슷한데, 카드 소득공제가 큰 차이를 보인 것일까.

연간 카드 사용액이 연봉의 25%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15~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간 3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30%로 신용카드(15%)보다 높다. 따라서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면 훨씬 더 많은 연말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연간 1500만원을 체크카드로 사용하면 같은 금액을 신용카드로 쓴 경우보다 18만원 더 환급받을 수 있다. 또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도 2500만원을 체크카드로 쓸 경우 신용카드 보다 19만원 더 많이 받는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카드 캐시백 최대 30만원' 혜택에 체크카드도 포함돼 있어 잘 활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번에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안이 이달 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8~10월의 카드 사용액이 2분기(4~6월) 월평균 카드 사용액과 비교해 3% 이상이면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 가령, 4~6월 평균대비 300만원 더 쓰면 최대 30만원을 다시 돌려 받는 셈이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명품전문매장, 유흥업소 사용액과 자동차 구입액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여기서 팁 하나. 고소득층이 아닌 일반 직장인이 10% 혜택을 받기 위해 월 100만원 이상씩을 지출하는 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카드사용액을 가족 구성원 중 1~2명에게 몰아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령, 4인으로 이뤄진 가족이 1~2명에게 환급 조건을 채우도록 하면 사용액이 2분기 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사용액 집계는 하나가 아닌 모든 카드 실적을 집계하기 때문에 각자 다른 브랜드 카드나 체크카드 등을 갖고 다니면 별다른 제약이 없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최근 카드 캐시백 최대 30만원 제도로 인해 체크카드에 대한 효용성이 크게 늘었다"면서 "이에 따라 카드사들도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체크카드 신상품을 내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전통시장 이용 시 각각 100만원 추가 소득공제 혜택

대중교통이나 전통시장 등에서 카드를 이용하면 추가 한도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과 전통시장은 4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또 총 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도서구입이나 공연 관람을 위한 카드 사용분에 대해서도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초과한 경우 대중교통 사용분, 전통시장 사용분, 그리고 총 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의 도서구입, 공연 관람비 등의 사용액에 대해 각 항목별로 100만원까지 추가적으로 공제 혜택을 받는다. 따라서 총 급여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의 경우 최대 600만원까지 카드 소득공제가 가능한 셈이다.
단, KTX·고속버스 요금은 카드로 결제 시 추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택시·항공요금 등은 추가 공제혜택 대상이 아니다. 추가 공제혜택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동일하다.

현금영수증·선불카드 등도 카드사용 실적에 포함

카드 사용금액에는 신용·체크카드 사용금액 뿐 아니라 현금영수증이 발급된 현금결제액, 백화점카드 사용금액, 기명식 선불카드 결제금액 등도 포함돼 평소에 잘 챙겨두면 유용하다. 따라서 소득공제 혜택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현금결제 후에도 현금 영수증을 챙기는 습관을 갖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국세청 홈페이지나 ARS(126) 등에 등록해 놓으면 현금결제 시 휴대폰 번호 입력만으로도 현금영수증을 발급받는 효과가 있다.

소득공제에 유리한 배우자 카드에 집중할 만

연소득과 카드 결제금액은 부부간 합산되지 않고 각각 산정된다. 즉, 남편이 카드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남편 명의로 된 카드의 결제금액이 남편 소득의 25%를, 아내가 카드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아내 명의로된 카드의 결제금액이 아내 소득의 25%를 넘어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소득공제 문턱(연소득 25%)을 넘기 위해서는 배우자 중 소득이 적은 사람의 카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남편 연봉이 5000만원, 아내 연봉이 4000만원일 때 두 사람 중 주로 아내의 카드를 사용하면 소득공제 요건(남편은 1250만원, 아내는 1000만원)을 보다 쉽게 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연봉 차이가 큰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소득세율 적용구간이 달라 소득이 많은 배우자의 카드를 집중 이용하는 것이 소득공제 금액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 예컨대 남편 연봉이 7000만원, 아내 연봉이 2000만원일 때 신용카드 사용액 전부(예를 들어 2500만원)를 소득이 많은 남편의 카드로 결제 시 아내의 카드로 결제한 경우 보다 약 10만원을 더 환급받을 수 있다.
아예 공제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를 신차로 뽑으면서 카드로 결제하더라도 공제받지 못한다. 공과금, 아파트 관리비, 보장성 보험료, 도로 통행료, 등록금·수업료, 상품권 등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결제한 금액 역시 제외된다. 다만 중고 자동차 구입은 카드로 결제하면 10%까지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정확한 누적 카드 사용액을 알아보려면 국세청의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에서 9~10월께 확인하면 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 소득공제를 더 챙기기 위해서는 연말이 되기 전인 7~9월께 그동안 사용한 누적 카드사용액을 미리 체크하고, 남은 기간동안 카드를 적절히 사용하면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용카드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감안하면 소득공제 문턱을 넘을 때까지는 신용카드를, 그 이후에는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신용+체크 겸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