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마오타이 투자자, 소비세 개편 걱정없다

중국에서는 2019년 말부터 백주 소비세 개편과 관련해 세율 변화 및 과세 단계의 이동 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근 백주 소비세 개편 소식이 다시 시장을 뒤흔들고 있어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백주 소비세 개편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 방안은 백주 도수에 따라 세율을 정하고 도수가 높아질수록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것이며, 두 번째 방안은 정량제 세금을 취소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안을 채택하는 경우 주류 기업의 시장 내 지위에 따라 소비세 개편의 영향이 달라진다. 시장 내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으며 유통 채널 장악력이 강한 고급 백주 기업과는 달리 브랜드력이 약한 중소 주류 업체는 가격 인상을 통해 세금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안은 정량제 과세의 전면적 폐지를 시사하는데, 이는 백주 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낮은 중저가 백주 생산 기업의 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재정부는 지방세 체계를 재정비해 소비세의 부과 시점을 기존 생산 단계에서 소매 단계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주 소비세 부과 시점 변경은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백주 업계는 유통 채널이 복잡하고 분산돼 있다. 저가 백주는 슈퍼마켓, 술·담배 전문 판매점 등 다양한 곳에서 판매된다. 중고가 백주는 대리점과 술·담배 전문 판매점, 공동 구매의 형식으로 판매된다. 대리점은 주류 제품의 판매 권한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자영업 형태로 운영된다. 따라서 백주는 판매 단계에서 소비세를 징수하기 어려우며 제도와 산업 공급망에 대한 기술적인 보완과 개선을 필요로 한다.
백주 소비세 부과 시점이 변경되면 업종 내 기업 간 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가 백주 생산 업체는 높은 가격 결정권과 가격 협상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출고가를 인하할 확률이 낮다. 소비세는 주로 유통 단계에서 전가되기 때문에 주류 생산 업체의 이익은 오히려 일정 부분 증가할 것이다. 판매 채널 장악력이 강한 기업은 절약한 세금을 중개업자 및 판매상에게 보조금 형식으로 지급할 수 있다. 반면 판매 채널 장악력이 약한 기업은 최종 가격 인상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소비세 관련 이슈는 단기적으로 센티먼트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지만 마오타이를 비롯한 고급 백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소비세 개편은 중장기적으로 인수·합병 과정을 가속화할 것이다. 향후 백주 업계의 브랜드 집중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