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를 통해 여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미국 반도체 관련 ETF는 상장 약 3개월 만에 순자산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서는가 하면 에너지 ETF는 올 들어 수익률이 60%대를 넘어섰다. 2일 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주식형 ETF는 총 29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상반기 수익률이 높았던 ETF는 KB자산운용의 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와 삼성자산운용의 미국S&P에너지 ETF로 각각 67.58%, 46.16%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S&P에너지 ETF는 엑손모빌, 셰브론, EOG리소시스 등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을 담고 있다. 일례로 엑손모빌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2%가량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대표 정유주인 엑손모빌 등의 주가가 치솟고 있는 것은 국제 원유 가격 상승세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엑손모빌의 1분기 석유 개발 순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서며 2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면서 "원유와 천연가스의 1분기 평균 판매가격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50배로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S&P500레버리지, 미국WideMoat가치주, 미국나스닥기술주, 미국S&P산업재도 상반기에 수익률이 높았던 상위 ETF로 꼽혔다. 아울러 올 들어 반도체 설비 투자 확대,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반도체 초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도 발 빠르게 미국 반도체 기업 등을 담은 ETF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는 지난 1일 기준 AUM이 33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9일 상장된 이 ETF는 상장 이후 이달 1일까지 2%가량 가격이 올랐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미국시장에 상장된 대표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반도체MV ETF를 지난달 30일 상장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