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SK이노베이션은 중장기 전략 방향을 공개하며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 총괄사장은 이날 열린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데 재원 조달 방안 중 하나로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적분할 방식이 될지, 인적분할이 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총괄사장은 "배터리 사업 분할은 기업공개 시점과 연계해 탄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배터리 사업 분할이 이뤄진다면 SK이노베이션은 순수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된다"며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등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사장은 신사업 성장 자원을 조달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 산하 자회사들의 지분 매각, 합작사 설립 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3456억원, 1441억원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이자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2위 종목이 SK이노베이션이다. 배터리, 석유 등 주요 사업부문을 분사해 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회사 측의 깜짝 발표에 이전 상황을 감안해 투자한 투자자로서는 투자 판단의 전제가 바뀐 상황이어서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만 물적분할했던 LG화학과 달리 주요 사업부를 모두 분할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단기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지주사는 통상 사업회사보다 40~50% 주가 할인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SK이노베이션도 지주사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며 "LG화학 사례처럼 분할 후 투자 속도를 높여 분사한 배터리 사업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줘야 주가가 할인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주사 할인율을 적용받겠지만 배터리 사업 가치가 할인된 이상으로 커진다면 현재 주가 수준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주요 상장사가 핵심 사업을 분할하겠다고 밝힌 직후는 물론이고 일정 기간 주가가 회복하지 못했다. 따라서 SK이노베이션도 주가 회복에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만도는 지난달 9일 정규 장 마감 이후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사업부를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거래일인 10일 11.17% 급락한 이후 이날(1일 종가 6만5100원)까지 급락 전 주가 수준(6월 9일 종가 7만3400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16일 배터리사업 부문(현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후 당일 5.37% 하락했다. 다음 날(9월 17일)에도 6.11% 떨어지며 이틀 새 11%나 급락했다. 급락 전 수준(2020년 9월 15일 종가 72만6000원)을 회복하는 데는 두 달가량이 걸렸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분사 시점에 대해 오는 10월께 가능할 것이
[강봉진 기자 / 최근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