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독주…이베이 등 조단위 빅딜마다 명함

◆ 레이더 M ◆

올해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이끈 마켓 리더가 가려졌다. 기업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금융자문 부문에서는 이베이코리아, 테일러메이드 딜 등 조 단위 대형 거래를 주도한 모건스탠리가 압도적인 차이로 상반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상반기 성적표는 거래규모가 3조4000억원에 달한 이베이코리아 딜의 참여 여부가 성패를 갈랐다. 회계자문 분야에서는 삼정KPMG가, 법률자문 분야에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각각 1위에 올랐다.
1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리그테이블 기업경영권 인수 금융자문 분야(발표 기준·계열사 거래 제외)에서 모건스탠리(자문액 9조7502억원)가 1위를 차지했다. JP모건(4조7178억원), 골드만삭스(4조2404억원), 삼일PwC(2조130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조상욱 대표가 이끄는 모건스탠리는 올 상반기 최대어로 관심을 모은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에 매각하는 빅딜(3조4404억원)을 성사시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토종 사모투자펀드(PEF)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PE)가 깜짝인수에 성공한 글로벌 3대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M&A(1조8955억원)에도 해외 매각 측 주관사로 참여하는 등 크로스보더 딜(국경 간 거래)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7조원대로 전망되는 한온시스템 매각 자문, 조 단위 거래가 예상되는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2위 요기요 딜의 매각 자문도 맡고 있어 하반기 활약도 기대된다.
JP모건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1조1200억원), 이베이코리아, 클렌코(1574억원) 등 올 2분기에만 3건(4조7178억원)의 대형 거래를 성사시키며 단숨에 2위 자리에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이베이코리아,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8000억원) 등 단 2건의 거래로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삼일PwC는 VIG파트너스의 더스킨팩토리 인수(2000억원), SK에코플랜트의 대원그린에너지·새한환경 인수(1554억원) 등 15건(2조1301억원)의 거래를 주선하며 뒤를 이었다.
M&A 회계자문 분야는 삼정KPMG(11조2264억원), 삼일PwC(7조4662억원), 언스트&영(5조5961억원), 딜로이트안진(5조1198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는 이베이코리아,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매각(1조930억원), 테일러메이드골프 등 주요 딜의 자문에 빠짐없이 명함을 내밀었다.
M&A 법률 인수매각 자문 분야는 김앤장 법률사무소(24조7614억원), 광장(12조8591억원), 태평양(8조6015억원), 세종(7조2639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앤장은 올 2분기 주요 빅딜 거래에 참여하며 1분기에 내줬던 1위 자리에 복귀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M&A 시장에선 한국 기업의 해외 매물 인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한 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비롯해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매입 등 한국 회사가 조 단위 해외 기업을 인수한 게 총 2건이었다면, 올해는 상반기에만 3건이 있었다.
미국 이베이 본사에서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건과 토종 PEF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를 사들인 거래, 방탄소년단의 하이브가 저스틴 비버가 소속된 이타카홀딩스를 품은 M&A가 모두 조 단위로 이뤄졌다. 수천억 원대 거래에서도 네이버가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소설 래디시, 북미 웹툰 타파스를 인수하며 경쟁을 벌였다. 대한민국이 이제 글로벌 주요 기업을 사들이는 주체로 위상이 변모한 셈이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