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가상화폐 거래소, 트래블 룰 공동 대응…합작법인 설립

↑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4곳(빗썸·두나무(업비트)·코인원·코빗)이 내년 3월 발효될 가상자산 '트래블 룰'(Travel Rule)에 공동 대응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왼쪽부터 이종구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이석우 두나무 대표, 허백영 빗썸코리아 대표,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장, 오...

빗썸·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규제 대응을 위한 합작법인을 세운다. 내년 3월부터 발효되는 국제 기준 준수를 위해 주요 거래소가 나서 선제적으로 준비한다. 은행 실명인증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4곳(빗썸·두나무(업비트)·코인원·코빗)이 내년 3월 발효될 가상자산 '트래블 룰'(Travel Rule)에 공동 대응할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국제 기준 준수를 위해 국내 4대 거래소가 선제적으로 나선다. 이를 지키기 위해 거래소들의 협업이 필수적이나 오는 9월까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완료 후 내년 3월 트래블 룰 적용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트래블 룰은 사업자 간 자율적인 정보 전송과 공유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내년 3월 25일부터 적용된다. 기존 금융권의 경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표준화된 코드 기반으로 트래블 룰을 적용하고 있으나 가상화폐 업계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트래블 룰 솔루션을 도입해왔다.
트래블 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화폐 전송 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부과한 규제다. 국내 특금법 시행령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다른 거래소에 가상화폐를 이전할 경우 가상화폐를 보내는 고객과 받는 고객의 이름과 가상화폐 주소를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100만원 이하의 가상화폐가 전송되는 경우나 개인에게 전송할 경우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에 만들어질 합작법인은 4사가 동일 지분으로 주주로 참여한다. 업무협약(MOU) 체결 후 실질적인 법인 설립 절차가 진행되면서 4대 거래소 공동 트래블 룰 솔루션 도입과 실제 테스트에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4사 공동 합작법인이 제공하는 트래블 룰 서비스는 최대한 개발 기간을 앞당겨 올해 안에 정식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가상자산사업자로 인가받는 기업들이 4사 공동 합작법인의 트래블 룰 서비스 이용을 원할 경우 해당 기업들에도 문호가 개방될 방침이다.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은 "트래블 룰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회원사 간 활발한 소통을 지속하고 데이터 공유의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협약 체결은 블록체인, 가상자산사업의 확장을 위한 귀중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협회는 글로벌 국제표준 향방을 주시하며 회원사 모두가 국제적 표준에 맞게 트래블 룰 준수 의무를 신속히 이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