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아트테크(Art-Tech)' 플랫폼들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타깃으로 한 홍보 방식이다.
그동안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사진전 등 아트테크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트테크란 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미술품, 전시, 음악저작권 등에 투자하는 새로운 투자 방식이다. 단순히 미술품을 감상하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재테크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최근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Art Basel)과 글로벌 금융기업 UBS가 발간하는 '아트 마켓 보고서 2021(The Art Market 2021)'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중국, 멕시코 등 10개국 고액자산가 그룹의 밀레니얼 세대가 지난해 예술작품 구입에 평균 22만8000달러(약 2억5805만원)를 소비하며 전체 세대 중 최대 액수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부모세대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주로 55~73세)의 평균 구매액인 10만9000달러(약 1억2336만원)를 2배 이상 넘어선 수치다.
MZ세대에게 미술품 및 전시투자는 고액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술 작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면서 '미술품 공동 구매' 플랫폼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여럿이 미술품이나 전시에 공동 투자 하는 방식이다. 플랫폼마다 1만원에서 10만원 사이의 최소 금액을 책정해 투자할 수 있고 추후 미술품 가치 상승이나 전시 결과에 따라 차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술품 투자 플랫폼 테사는 최근 앤디 워홀의 작품을 최소 천원의 금액부터 분할 소유할 수 있게 했으며 100%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윤성욱 펀더풀 대표는 "자신만의 가치와 취향 추구를 중시하는 MZ세대가 미술품 판매와 전시 시장에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자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동투자 방식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좋아하는 것에 투자해 승률을 높이는 것 역시 MZ세대와 잘 맞아 앞으로도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플랫폼을 통한 아트 테크 역시 투자이기 때문에 금융감독당국의 정식 인가를 받은 안전한 투자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 역시 중요한 투자 포인트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주식, 가상화폐 위주로 투자하던 직장인 최모(32)씨는 최근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키는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바로 '음악 저작권 투자'다. 그는 리스크는 적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을 찾다 음악 저작권 투자를 시작했다. 최씨는 "저작권료가 매월 배당되기 때문에 노후준비로 적합하다 생각했다.
그는 "연 6~8% 수익률을 매년 올리면 금방 목돈이 모인다"며 "지난달 투자 실적 중 저작권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연 평균 7.8%의 저작권료를 매월 배당받고 있다.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에 따르면 일정 수준 이상의 대중성을 확보한 음악의 저작권료는 곡이 발매된 후 2~3년 후 안정된 현금흐름을 보인다. 이에 투자자는 과거 저작권료 데이터 및 음원 이용 횟수 등 지표들을 통해 예측이 가능하다.
뮤직카우는 수만 곡의 과거 저작권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팬덤, 장르 등 곡의 특성에 따른 저작권료 추이를 보고 이를 적용해 곡목별 가치를 산정한 후, 투자자가 장기 보유 시 연 8%의 수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해 1주(최소 분할단위)씩 분할해 옥션으로 7일간 공개된다. 옥션은 주식으로 치면 공모와 같은 개념으로 상위가격에서부터 선착순으로 낙찰이라는 경매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뮤직카우 투자자들의 구매가 대비 저작권료 수익률은 연 8.7%로 전해졌다.
저작권은 주식처럼 사고 팔아 차익실현도 가능하다. 이슈에 따라 시세가 변동한다는 점도 주식과 유사하다. 물론 아티스트의 부정적 이슈도 있지만, 최근 리메이크 및 역주행 열풍은 호재로 다가온다. 지난 3월 역주행으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쓴 브레이브걸스 '롤린'은 1주당 2만원대에서 최대 80만원으로 30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핵심 투자층인 3040세대의 증가율이 눈의 띈다.
초기 재미와 가치 추구하는 20대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3040세대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뮤직카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40세대 이용자 수는 277% (약 3.8배), 2030세대 196%(약 3.0배) 늘었다. 전체 회원 중 3040세대의 비중만 60%에 달한다. 현재 뮤직카우 전체 회원(탈퇴회원 제외)은 50만명에 육박한다.
아트테크의 또 다른 매력은 올해 바뀐 소득세법으로 인한 세제 혜택이 꼽힌다.
취득세와 보유세 부담이 있는 부동산과 달리, 예술품 거래의 경우엔 양도할 때만 세금을 내면 된다. 올해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계속적·반복적 거래의 경우'에도 기타소득으로 구분돼 미술품을 거래하는 사람들에게 더 유리해졌다.
사업소득으로 분리될 경우 종합소득에 대한 소득세율이 적용돼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인 세율을 적용받지만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면서 양도가액 6000만원 이상인 작품에 대해 80% 필요경비를 인정받아(10년 이상 보유하거나, 양도가액이 1억원 이하인 경우 90%)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1억원 이하의 미술품이거나 10년 이상 장기보유할 경우 90%까지 경비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 가령, 미술품 취득가액이 1억원, 양도가액이 1억5000만원이면 소득세는 660만원이다. 양도차익(5000만원)의 13% 수준이다. 이 사람의 그림 보유 기간이 10년 이상이라면 세금은 330만원으로 줄어든다. 필요경비율이 90%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은 가격과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잠재력 있는 신진 작가를 보는 안목이 있는 경우 장기보유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다만, 아트테크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수십 년이 지나도 가격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폭락하는 작품도 있다. 지난 2007년 호황기에 비싸게 팔렸던 젊은 팝아트 작가들 작품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락해 아직까지 회복
복수의 재테크 전문가들은 "최근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불나방'처럼 무작정 뛰어들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라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나와 시장이 동시에 좋아할 만한 작품'을 고를 줄 아는 안목을 먼저 갖추고, 장기보유 할 수 있는 여윳돈으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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