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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전년 동월(2020년 5월) 대비 16.14%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12.15%로 오피스텔보다 4% 이상 낮았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오피스텔, 아파트간 상승률 차이가 더 컸는데 오피스텔와 아파트는 각각 14.7% ,10.94% 올랐다.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률이 아파트를 웃도는 것으 이례적이라는 게 주택·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오피스텍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던 기존 모습과 달리 최근에는 주거용으로 찾는 실수요자가 늘은 것으로 분석한다. 즉, 대출 규제나 세금 강화 등 고강도 규제로 진입장벽이 어려운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오피스텔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피스텔은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다. 청약 당첨 시 주택 보유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고 분양권의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 산정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가점을 쌓는 데 유리하다. 또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도 분양가의 최대 70%로 높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최근에는 아파트 평면을 갖춘 오피스텔까지 나와 아파트를 대신할 주거 대체지로 각광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거래 절벽'인 아파트 시장과 달리 9억원이 넘는 고가 오피스텔 매매는 올해 1분기 179건으로,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15억원이상에 거래된 오피스텔 거래건수는 2018년 32건에서 2019년 52건, 2020년 113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5월까지 39건이 거래돼 전년 동기(25건) 대비 25% 늘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부터 다주택자의 세금 인상이 큰 폭으로 확대됐고, 청약 경쟁이 치열해 웬만한 가점으로는 새 아파트 당첨이 어려워지면서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요즘 오피스텔은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드레스룸이나 알파룸, 3베이, 4베이 등의 설계가 적용돼 초기 자금력이 낮은 젊은 실수요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피스텔은 어디까지나 상업용 성격이 섞여 있는 만큼, 주거 환경이나 내부 시설, 형태 등을 거래 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오피스텔 전세가율 오름세…깡통전세 주의보
오피스텔로 전셋집을 마련하는 이들도 늘면서 전셋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치솟고 일부 단지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뛰어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깡통 전세' 오피스텔이 양산될 수 있다고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5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광역시를 뺀 16곳에서 열 달 전보다 전세가율이 올랐다. 세종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평균 92.3%에 달한다.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1억원이라면 전셋값이 9230만원으로 800만원도 차이가 나질 않는다는 의미다. 서울지역도 83.9(한국부동산원 자료 참조)로 높았다. 이는 작년 7월 이래 최고치로 60%대인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세가율이 오르면서 최근 전세를 끼고 오피스텔을 사는 '갭 투자자'도 늘고 있다. 전셋값이 매매값에 달라붙으면서 적은 돈으로도 오피스텔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에서는 1000만~2000만 원만 실투자하면 전세를 끼고 오피스텔을 살 수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놀고 있다.
'깡통 전세' 위험성도 꺼지고 있다. 전세가율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는 매매가격이 조금만 떨어져도 전세보증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세입자는 전세계약을 맺기 전에 권리관계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피스텔은 소유자가 주택시장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세를 주더라도 주거용으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반 주택보다 세입자 보호가 어렵기 때문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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