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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2.66%, 3.66%, 5.43% 상승 마감했다. 전날 메리츠증권이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면서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후 21일까지 3거래일 새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10.08% 급반등하면서 앞선 배당 축소 발표에 따른 하락 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투자자들이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에 호응한 셈이다. 다만 지난 22~24일 4.33% 하락 전환하면서 상승분을 다소 줄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가 갑작스러운 배당 축소를 감행한 의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식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우려는 다소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증권의 주가는 배당성향 축소 발표 직전(5월 13일 종가) 대비 각각 94.38%, 96.79% 수준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메리츠화재 주가는 종전 대비 91.51% 수준으로 회복 속도가 비교적 더딘 상황이다. 이처럼 주가 회복 속도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속도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증권의 경우 최근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공시에 따라 배당 축소 규모 대비 올해 예상되는 자사주 매입 규모가 더 커졌다.
두 회사는 올해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을 최근 3년 평균으로 가정하고 10%의 배당성향을 적용할 경우 배당금 지급액을 최근 3년 평균 대비 각각 570억원, 1360억원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사의 올해 자사주 매입 계약 규모는 각각 1000억원, 2000억원으로 이미 배당 축소 예상 규모를 넘어섰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메리츠화재는 올해 배당금 지급액을 최근 3년 평균 대비 720억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진행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303억원으로 예상 배당 축소 규모에 크게 못 미친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를 100% 완전 자회사로 흡수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자회사 주가가 떨어져야 적은 비용으로 지분을 늘리는 데 유리하므로 지주사에서 자회사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리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현재 지주사가 보유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지분율은 각각 56.1%, 47.1% 수준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배당 축소에 따라 억눌렸던 메리츠화재 주가는 이날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메리츠금융지주에 이어 메리츠증권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그룹사 차원의 주주환원 정책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메리츠 3총사는 '고배당 매력'이 투자를 이끌었던 만큼 투자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줄인 배당으로 신사업 투자에 방점을 찍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소진되는 자본이 적지 않다"며 성장성과 주주환원 정책이 모두 불투명해진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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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