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과 부코핀은행 공시에 따르면 부코핀은행은 조만간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여기에 대주주인 국민은행이 유증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가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코핀은행의 유증을 위한 신주 발행 규모는 최대 352억1429만주로 추정된다. 신주 인수 가격은 부코핀은행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주가에서 10% 할인한 금액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 최창수 부코핀은행장 |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지 금융당국(OJK)의 적극적인 협조와 낮은 주가 수준 등을 고려해 두 차례 유증에 참여해 지분을 늘렸다"며 "최근 1년 새 부코핀은행 주가가 올라 투자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이사회를 통해 투자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코핀은행은 1970년 출범했으며 435개 점포를 갖춘 중대형 은행이다. 작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실채권 비중이 늘어나며 건전성이 흔들려 고전해왔다. 현재 부코핀은행의 자본금 규모는 8000억원 수준이다.
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자본이 감소하자 국민은행에 'SOS'를 보냈다. 국민은행은 2018년 첫 투자로 부코핀은행의 지분율 22%를 확보한 이후 2019년에는 별다른 투자가 없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작년에 두 차례 유증을 통해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 금융법상 외국인의 현지 은행 지분 보유 상한선은 40%였으나 국민은행이 처음으로 이를 넘길 정도로 상황이 다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지분율 상승에 따라 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 기대감이 커져 주가는 작년 6월 말 이후 이달 7일까지 1년 새 139.4%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또다시 부코핀은행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 동남아 등 국외 실적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분기 국민은행의 동남아 법인 순이익은 14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는 부코핀은행 등의 실적이 대거 잡히면서 102억원으로 1년 새 7배 이상 늘었다. 올 1분기 동남아를 포함한 국민은행의 국외 순이익은 150억원이다. 해당 기간 국민은행 전체 순이익(6886억원)의 2.2%에 그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국내 실적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코핀은행의 정상화를 위해 국민은행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계속 투자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국민은행 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시장보다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부코핀은행은 주주총회를 통해 리반 푸완토노 전임 은행장의 후임으로 최창수 국민은행 전무를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다. 23일 인도네시아에서 취임식을 비대면으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삼각벨트'를 형성해 해외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