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별개로 2분기 또는 3분기 실적이 고점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상장사 245개의 최근 한 달간 실적 추정치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 전체 합산액(46조9135억원)이 한 달 전(46조5632억원)보다 소폭(0.8%·3503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합산액(27조6231억원)과 비교하면 70%가량(19조2904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 대상 기업 중 절반가량(48%)인 117개의 영업이익이 한 달 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철강·정유·화학 등 경기민감주의 실적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제강(33.1%·528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19.4%·858억원), OCI(17.8%·1043억원), 동국제강(15%·1426억원), 포스코(14%·1조8286억원), 세아베스틸(7.7%·565억원) 등 경기민감주의 영업이익 추정치 상승 폭이 컸다.
식료품, 화장품, 의류 등 소비재주의 2분기 영업이익도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30.4%·60억원), 신세계푸드(30.4%·65억원), 코스메카코리아(17.5%·57억원), 삼양식품(9.8%·221억원) 등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증가했다.
경기민감주와 소비재주를 중심으로 한 2분기 실적 전망치 상승 흐름은 현재 경기 상황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경기 국면을 경제 재개(리오프닝)와 정책 정상화가 논의되며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초기 회복 국면이 일단락되고 경기 회복 범위가 확산되는 중기 확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공급 부족과 언택트 상황이 올해 들어 증설과 이연된 수요 발생으로 인해 소비와 투자 회복이 확산되며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실적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며 기존과는 다른 투자 전략을 펼 것을 조언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 매크로팀장은 "하반기 이익 모멘텀 측면에서 건설, 기계, 통신(인터넷), 금융, 소비재(호텔레저·필수소비)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 및 내년까지 수출보다 내수 모멘텀이 더 강할 가능성이 있는데 내수가 좋을 때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그린 등 정부 주도 투자 관련주, 연평균 자본지출(CAPEX) 증가율이 높은 기업 투자 확대 관련주, 주주 환원 확대 관련주, 포스트 코로나19 소비주를 유망
한편 철강·화학을 중심으로 경기민감업종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경기 고점(Peak out)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화학업종에 대해 내년 공급 과잉 가능성이 있어 상반기에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