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운용(이하 '코람코')이 4800억원 규모 '거대(Massive)' 데이터센터(IDC) 개발을 추진한다. 코람코가 데이터센터 사업을 직접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람코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8일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를 설립했고 현재 부지확보 막바지 절차와 개발관련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 중 전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람코가 개발예정인 데이터센터는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내 6200㎡(약 1865평)규모의 부지에 연면적 4만3200㎡(약 1만3000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센터는 Tier Ⅲ, 거대급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티어는 미국 통신산업협회 등이 제정한 기준으로 데이터센터의 안정성, 가용성, 효울성, 보안성, 확장성 등을 평가해 매겨진다. 1~4단계까지 존재한다. 거대급은 서버랙 수에 따른 데이터센터 등급구분으로 초소형(Mini)에서 하이퍼스케일(Hyperscale)까지의 7단계 규모등급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데이터센터의 설계와 구축, 운영은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운영사 KT에 위탁한다. KT는 지난 1999년부터 데이터센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 전국 14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설계와 운영노하우 등 전문성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회선, 보관 등을 통합 관리하고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IT인프라 시설로 '서버호텔'로도 불린다. 과거 기업들은 사옥 한 켠에 '전산실' 또는 '서버실'을 마련해 불필요한 공간과 인원을 두고 이곳을 관리했다. 하지만 최근 비대면 온라인 비즈니스 확산과 영상회의, 온라인쇼핑 등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막힘없이 구현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코람코가 데이터센터 직접 개발에 나선 것은 데이터센터 시장이 현재 수요와 공급 비대칭을 경험하고 있는 만큼 투자 수익을 기대하면서도 국내 IT 산업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코람코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상당히 고가의 자산이고 이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많지 않아 그간 데이터센터 건립을 개발(구상·기획)하는 것은 전문성을 지닌 통신사들이 주를 이뤘다"며 "이번에는 운용사가 직접 비용을 출자할 뿐만 아니라 사업을 구상·기획했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설명했다.
한국데이터센터 연합회가 발간한 '코리아 데이터센터마켓 2021-2024'에 따르면 올해 데이터센터 시장규모는 처음으로 3조 원대를 넘어서고 향후 5년간 연평균 약 10%대 성장이 예상된다. 2023년까지 데이터센터가 연평균 12개소 추가 건설돼야 하지만 여전히 공급은 부족하다. 여기에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아시아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한국을 눈여겨보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투자처로서의 매력도 한 층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용 주체인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는 개발기간을 포함해 총 5년간 운용될 예정이며 주요 출자자로는 LF와 코람코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이 이름을 올렸다. 2018년 LF의 자회사로 편입된 코람코는 지난해에도 경기도 안양시 소재 의류창고를 상온·저온 물류센터로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로 LF와 합을 맞춘 바 있다. 코람코는 앞으로도 대주주와의 시너지를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코람코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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