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총 3위 오른 카카오 ◆
증권가에서는 액면 분할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카카오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올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카카오의 개인투자자는 71만명이었다. 액면 분할로 주식이 8870만주에서 4억4352만주로 5배 늘어나고 주당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수도 크게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2018년 5대1 액면 분할 이후 소액주주 수가 1.7배로 부쩍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 개인 주주도 연말까지 최대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한전, 카카오, SK하이닉스가 '소액주주가 많은 상장사'로 파악됐다.
카카오 급부상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모바일의 저력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그동안 국내 인터넷 업계 맏형으로 군림해왔다. 1990년대 말 PC 시절부터 2000년대 후반 모바일 혁명을 모두 거치며 급성장한 기업은 사실상 네이버가 전무하다. 그러나 2010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하며 성장해 온 카카오는 불과 10년 만에 시총 기준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의 자리를 뒤바꿨다.
금융 분야 진출을 보면 두 기업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카카오는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설립하며 각종 논란에 정면 돌파를 택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을 차례로 세웠다. 반면 네이버는 2019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며 금융업으로 진출했다.
카카오의 성장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도 빼놓을 수 없다. 카카오는 인터넷 업계 역대 최대 M&A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이미 지난해 '따상' 신화를 쓴 카카오게임즈를 필두로 카카오뱅크(인터넷은행), 카카오페이(핀테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콘텐츠), 카카오모빌리티(모빌리티)같이 거대 자회사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카카오 안팎에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카카오 본사와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 흡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실적 기준으로 아직 네이버와 카카오는 격차가 있다"면서도 "금융, 콘텐츠, 쇼핑 등 공격적으로 진출한 사업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 차이도 이런 사업 확장 전략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검색이라는 플랫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커머스 등 새로운 사업을 모두 네이버라는 우산 아래 두는 전략을 취한 것과 대조적으로 카카오는 새로운 사업을 자회사 형태로 발굴해서 추진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현재 카카오는 핵심 금융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자회사들의 지분 가치를 환산하면 카카오 가치가 80조원
[김기철 기자 / 오대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