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PEF 운용사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이하 엘리베이션 PE) 등은 최근 그린카 지분 25% 안팎을 약 15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해 롯데그룹과 막판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번 거래 성사시 엘리베이션 PE 등은 최대주주 롯데렌탈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이와 관련 엘리베이션 PE는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투자 자금 마련을 진행중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투자 유치 조건으로 향후 3~5년 사이 그린카의 IPO를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를 통해 그린카의 기업 가치는 지난 2018년 GS칼텍스로 부터 350억원을 투자 받을 당시 3500억원에서 6000억~7000억 수준까지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회원수 350만명에 차량 대수는 약 9000대이며 전국 3200여 차고지를 두고 있다. 지난해엔 44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320억원 대비 40%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1억8000여만원에 비해 20배가량 상승했다.
이번에 유치한 자금은 신규 차량 구입에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엔 모기업과 시너지 효과 도모 차원에서 롯데렌탈 보유 차량을 주로 활용했지만, 향후엔 그린카의 독립성을 더 키운다는 취지다. 공유차량을 고정자산으로 확보하면 전국적으로 보다 넓은 영업망을 확충하고, 중고차를 판매하는 등의 자산 관리에도 용이해져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
그린카의 투자 유치는 IPO를 앞둔 롯데렌탈의 기업가치 제고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상장 공모 과정에서 렌터카 사업을 넘어 카셰어링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서의 정체성도 강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IB관계자는 "이번 그린카 투자 유치가 모회사인 롯데렌탈의 상장 공모 수요예측에 참여하려는 기관투자가들에 좋은 지표 역할을 해 공모가격 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IB관계자는 "그린카 투자 유치로 롯데렌탈 입장에선 장부 가치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내세울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며 "롯데그룹이 계열사를 육성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활용해 PEF와 손잡고 전략을 짜려는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에게 심사 기간을 줄여주는 '패스트 트랙' 제도를 활용했다. 한국거래소는 20영업일 이내로 승인 여부를 결정해줘야 한다. 롯데렌탈이 코스피 입성을 서두르고자 한다면 다음달 중 공모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최소 2조원 수준이라 전망한다. 연결 기준 회사의 전년도 매출액은 2조2769억원, 영업이익은 1643억원, 순이익은 448억원이었다. 작년 순이익에 업계 후발주자인 SK렌터카 주가수익비율(약 36배)만 적용해도 2조원 안팎으로 추산 가능하다. 반기 실적도 전년 대비 급등할 것으로 전망돼, 공모 과정에선 3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제시할 여지도 남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공유 시장 규모는 연평균 15% 이상 불어나며 2025년 2000억 달러에서 2040년 3조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국내 카셰어링 2강의 주요 주주인 대기업 간 시장 주도권 다툼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쏘카를 1조원 가치로 판단하며 600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VC)은 2대 주주 SK와의 협력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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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