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렁이는 자산시장 ◆
↑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가 오는 9월부터 브로드웨이 등 문화시설의 공연 재개 방침을 밝힌 가운데 뉴욕 시민들이 AMC 극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젊은 투자자들은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미국 최대 극장 체인' AMC 주식 등 밈 주식을 적극 공략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는데,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여파로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AMC 주가가 하루 만에 22.76% 급등해 1주당 32.04달러(약 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AMC 주요 투자사가 '주가 과열'을 이유로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장 후반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몰리면서 해당 종목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7.60% 추가로 상승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 기간 중 AMC는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매수 상위 11위(매수액 1억2064만달러·약 1343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5월 전체 기간으로 보면 게임스톡(28억1059만달러)은 매수 3위였고, AMC(8억1894만달러)는 12위였다.
지난달 이후 AMC가 새삼 '밈 주식'으로 떠오른 것은 MZ세대의 인기 투자처였던 코인 시세가 급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AMC 주가 폭등과 관련해 "지난달 코인 시장이 붕괴하면서 코인에 흥미를 잃은 개인투자자들이 밈 주식에 몰려든 여파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크추어리 웰스의 제프 킬버그 투자책임자(CIO)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AMC와 게임스톱 주식이 요즘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코인 영향"이라면서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자 투자 수요가 밈 주식으로 옮겨온 여파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국내외 청년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끈 도지코인과 AMC 시세, 일일 거래량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최근 한 달간 시세를 보면 '코인 대장' 비트코인이 36% 추락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적극 지지해온 도지코인이 약 16%, '코인 2인자' 이더리움이 약 23% 하락했다. 코인이 두 자릿수 넘는 하락률을 보이며 급락하는 동안 뉴욕증시에서는 AMC(약 251%), 게임스톱(54%), 버텍스에너지(505%), 블랙베리(34%) 등이 줄줄이 급등했다.
이런 기류 속에서 AMC를 중심으로 '제2 공매도와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 청년 투자자들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SB)와 트위터·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한데 뭉쳐 공매도가 집중된 소형주를 집중 매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숏 스퀴즈'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타인이 보유한 해당 주식을 빌린 후 일단 팔았다가 주가가 급락하면 다시 주식을 사들여 갚는 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법이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반대로 오를 기미를 보이면 공매도 투자자들로서는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되사들일 유인에 생기는데 이런 상황을 '숏 커버링'이라고 한다.
숏 커버링 차원의 매수 수요가 몰리면 단기에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르게 되고, 이런 급등 상황을 숏 스퀴즈라고 한다.
미국 공매도 전문 데이터분석업체 S3파트너스의 이오르 두사니브스키 선임 연구원은 "AMC와 게임스톱은 공매도 비중이 20%를 넘어 다른 기업들의 평균치(5%)를 훌쩍 넘어선 업체들"이라며 "당분간 게임스톱과 AMC 종목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밈 주식이 다시 인기를 끌면서 전문가들은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증권 중개업체 트레이드제로의 댄 피피톤 공동 창업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세력으로
반면 또 다른 중개업체 찰스 슈와브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기적인 거품이 가득하다"면서 결과적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