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1일 김 회장은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인수 성공 여부는 지금 알 수 없지만 인수 자금 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시장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있겠지만 팬오션 인수 때도 그랬다. 재무적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팬오션 유보금 1900억원 등 하림그룹 자체적으로 7000억~8000억원의 실탄이 확보돼 있다"며 "일부 금융조달도 필요하겠지만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가공업체인 하림은 영업이익률이 낮고, 하림 자회사인 팬오션은 부채비율이 높아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클 것이란 우려가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다. 김 회장은 이스타항공처럼 법정관리를 받던 팬오션을 인수할 때도 유사한 우려를 극복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실제로 팬오션은 지난해 말 기준 유보금이 1900억원이었으며 최근 수익 상승으로 지난 1분기 말 가용현금자산이 23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기업 외부의 재무적인 지원도 가능하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공동 투자를 시작으로 오랜 기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와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며, JKL도 이스타항공 투자를 검토하는 등 항공업계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연초 티웨이항공에 800억원을 투자해 포스트 팬데믹 이후 여객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2015년 하림과 JKL이 1조원을 공동 조성해 법정관리에 빠진 팬오션을 인수한 뒤 연 2000억원의 수익을 내는 회사로 성장시켰듯이 이스타항공에 대해서도 이 같은 성공 사례를 재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회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하림그룹의 육·해·공 3각 물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존 팬오션의 해상물류에 항공물류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추진 중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까지 완성된다면 육·해·공 물류 비즈니스 모두를 운영하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증시 전문가들을 하림그룹 차원의 물류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에는 공감하면서도 기대하는 시너지가 나올지에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해상과 항공물류는 다루는 제품과 운송 기간 등 영역이 달라서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곧바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상 화물과 항공 화물은 운임 상승과 수요 확대로 업황이 좋고, 하림 측은 대형 물류센터와 함께 물류 포트폴리오 확대가 기대된다"며 "다만 항공 화물은 고부가가치 완제품이고, 팬오션은 원자재 벌크에 특화된 해상운송업체이다 보니 계열사 간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림그룹의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하림은 52주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 하림은 1일 장 초반에 10.1% 상승하며 주당 3485원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반납하며 2.69% 오른 3250원에 마감했다. 하림지주는 1.91% 내린 1만250원, 팬오션은 2.06% 내린 6670원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자금 부담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LCC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스타항공
한편 하림의 이스타항공 인수 성공 여부는 이달 14일 본입찰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호승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