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공매도가 집중된 일부 종목에선 주가가 20% 넘게 치솟은 사례도 나왔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공매도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공매도는 주가 변동과 무관하다는 통념이 다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달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31일 공매도 거래 대금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공매도 거래 대금은 6494억원에 달했다. 시가총액 1위답게 공매도 거래 또한 가장 많았던 것이다. 공매도가 집중됐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이 기간 1.23% 떨어졌을 뿐이다.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2.23%에 그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은 HMM으로 4226억원에 달했지만, 주가는 이 기간 22.19% 폭등했다. HMM은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한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이처럼 주가가 오르면 HMM에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해가 크다.
세 번째로 공매도 거래가 컸던 LG화학은 주가가 12.12% 떨어졌는데, 이는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달 25일 매도 리포트를 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는 주가가 올랐는데, 그만큼 공매도 거래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방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공매도 집중 종목'으로 알려진 셀트리온 또한 공매도 재개에도 주가는 3.2% 올랐다. 공매도 재개 한 달 동안 코스피는 1.78% 오르고, 코스닥은 0.17% 하락했다.
다만 지난달 공매도를 일부 풀었지만 개인투자자 참여는 저조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1.5%에 그쳤다. 개인의 공매도 참여를 늘리겠다며 증권사를 독려해 대주 거래가 가능한 주식을 2조4000억원어치 확보했지만, 개인 참여는 미미했다.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12.9%였고 외국인투자자는 85.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3월 공매도를 금지하기 직전 한 달 동안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50.8%에 그쳤다. 기관이 같은 기간 48.6%를 차지하며 외국인과 대등한 투자 주체로 활동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는 사상 최장 기간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공매도로 수익을 얻는 기관 상당수가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은 다른 나라에서 공매도를 하면서 수익을 거두다 한국이 공매도를 재개한 뒤 새롭게 참여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기관은 공매도 금지가 14개월가량 이어지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하면서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좌우할 여지가 더욱 커진 셈이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1일 국내·외국계 증권사 2곳에 대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