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장이 15년간의 부동산 컨설팅 경험을 담아 최근 '집 살까요? 팔까요?'라는 책을 냈다. 그동안 상담해준 사람들의 사연을 책으로 엮었다.
상담은 모두 '무료'다. 전 부장은 "사람들이 저를 많이 찾는 이유는 제가 상담을 하고 특별한 이익을 얻지 않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상담을 통해 얻는 건 현장의 지식과 컨설팅 능력"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곳곳엔 그물망처럼 전 부장과 친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있다. 그는 "동네의 전문가는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이라며 "제가 모든 지역의 전문가가 될 수 없으니 최대한 많은 전문가와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학과 교수였던 한 고객의 권유로 2002년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은행원도 전문 영역이 있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는 2013년 부동산 박사 학위를 받고 끝났다.
전 부장은 부동산을 살 때 가장 중요한 건 본인 능력에 맞는 집이라고 강조한다. 전 부장은 "감당할 수 있는 빚은 자산이지만, 감당할 수 없는 빚은 화가 될 수 있다"며 "본인이 감당할 범위 안에서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만나면 계약을 서두른다. 곧 부동산이 팔릴 것처럼 설명하는 공인중개사의 영업력도 한몫한다. 이때 필요한 건 '객관화'다. 전 부장은 "부동산도 인연"이라며 "인연이 되려면 때가 있는 법이고 때로는 기다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그에게도 가장 어려운 질문은 "앞으로 집값이 오를까요?"라는 말이다. 전 부장은 "집값이 오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웃었다. 다만 상담을 할 때 그의 원칙은 있다. 전 부장은 거주 목적으로 주택 구매를 고민한다면, 구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대체재'가 없다면 보유한 부동산을 팔지 말라고 권한다. 책 마지막 장은 마흔여덟 나이에 '집 짓기'에 도전한 사람 이야기다. 주인공은 바로 전 부장이다. 그의 신혼집은 서울 평창동 원룸이었다. 이후 그는 12번이나 이사를 다녔다. 거의 1.5년에 한 번꼴이다. 직접 여러 동네에서 다양한 거주 형태를 경험하고 싶어서다. 부동산에서 '발품'은 최고의 전략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집을 지으려는 이유도 부동산 실무 경험을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싶은 집, 분수에 맞는 집, 자연을 담은 집,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집, 누구나 살고 싶은 집, 마지막으로 따뜻한 집을 짓고 싶다." 건축의 꿈을 담은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