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아파트 입주 몰리는 까닭은

5월 12일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의 558가구 아파트 단지 위례포레자이(사진). 지난 30일 기준 이 단지에서 잔금을 완납한 가구는 6%에 불과했다. 입주지정기간이 7월 12일까지 2개월이니 단순 계산하면 4분의 1가량 완납했을 법한데 납부율이 저조하다. GS건설 관계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기준이 매년 6월 1일 보유 여부다 보니 가급적 그날 이후로 잔금을 치르고 입주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이 지은 서울 은평구 힐스테이트 녹번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입주지정기간이 4월 30일~6월 13일인데 총 879가구 중 409가구(46.5%)만 잔금을 치렀고, 이사 예약도 311가구에 불과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주 후반에 몰리는 속성은 있지만 올해는 입주기간에 6월 1일이 속한 단지의 진척이 더디다"고 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대구광역시 택지지구 A아파트는 6월 말까지 입주지정기간 절반이 남았지만 입주율은 30%에 불과하다. 완판 단지이고 이사 예약은 80%를 넘긴 것과 대조적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3.3㎡당 분양가가 저렴한 택지지구 아파트라 세금 문제가 크지 않을 줄 알았는데 대구도 올해 공시가격이 13% 넘게 뛴 영향 같다"고 전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팀장(세무사)은 "한두 달 차이라면 굳이 6월 1일 이전에 입주해 1년치 재산세를 낼 필요는 없다"며 "올해는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이 늘고 1주택자도 절세 전략을 적극 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재산세는 지방세법에 따라 6월 1일을 기준으로 부과하게 돼 있다. 따라서 6월 2일 이후 취득 및 등기를 진행하면 해당 연도는 재산세가 기존 소유자에게 부과되고 내년부터 새로운 소유자에게 부과된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다면 입주지정기간에 6월 1일이 속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7월과 9월에 두 번 나눠 내는 재산세를 안 내도 되고, 12월에 내는 종부세도 피할 수 있다. 구축 아파트 매매도 매수자가 과세기준일을 고려하지 않고 5월 말 아파트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접수시켰다면 1년치 보유세를 모두 내고, 매도자는 6개월간 소유하고도 보유세를 한 푼도 내지 않게 된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