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영토 넓히는 韓금융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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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4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뜬 `글로벌엑스 클라우드 ETF` 상장 축하 메시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 후 글로벌엑스는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매경DB] |
하지만 국내 금융사의 대표주자 격인 은행의 해외 자산, 이익 비중은 아직 10%를 넘지 못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해외 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0%에 불과하다. 순이익 중 해외 비중도 6.5%에 그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의 해외 운용자산(AUM) 규모는 2016년 14조원에서 지난 1분기 말 70조원으로 5년간 400%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운용자산 규모는 95조원에서 148조원으로 5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운용의 해외 자산 비중은 2016년 13%에서 올해 1분기 32%로 2배 이상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다른 국내 대형 운용사의 해외 진출 현황은 미진하다. 삼성, 미래에셋, 한화, KB, 신한, 한국투자, NH아문디 등 국내 7대 대형 운용사의 해외 운용자산 규모는 대략 88조원에 이르고 이 중 미래에셋 혼자 80% 점유율을 차지한다. 사실상 미래에셋 혼자 뛰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해외 운용자산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2개 해외법인 영업이익 비중은 2017년 11%에서 지난 1분기 사상 처음 절반을 돌파해 52%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이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국내법인 영업이익 415억원보다 많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2003년 국내 운용사 중 처음 해외 진출에 나설 때부터 우리는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며 "해외에서 인수·합병(M&A)한 운용사에 대해서도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현지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미국 글로벌엑스 인수 당시 비싸게 인수한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박 회장은 상장지수펀드(ETF)산업 발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인사이트를 갖고 있었다"며 "ETF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양사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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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엑스 창업자로 미래에셋운용에 회사를 매각한 브루노 델 아마는 최근 자신의 링크트인에 "박현주 회장은 진정한 기업가이자 선구자로 글로벌엑스의 경영진을 믿고 사업을 맡겨 줄 것이라고 믿었다. 루이스 베루가 최고경영자(CEO)가 자리를 인계받고, 경영진이 글로벌엑스에 남아 이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미래에셋과 얘기했다"며 "미래에셋이 이런 약속을 지켜주고, 글로벌엑스팀을 계속 신뢰해준 사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금융회사 중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곳이 있다는 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하며 "지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일관성 있게 해외 사업을 추진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해외 사업은 5년, 10년 뒤를 내다봐야 하고 짧게는 수년간 적자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국내 금융회사 CEO 임기는 2~3년에 불과하다. CEO들이 단기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성과는 세계 1위 초대형 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 말 기준 블랙록의 전 세계 매출과 운용자산 가운데 미국 비중은 65%, 해외 비중은 3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