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KB주간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71.4를 기록했다.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전세 공급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걸 의미한다. 171.4라는 수치도 심각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방향성이다.
이 지표는 올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말 193.3이었던 전세수급지수는 올 1월 174.3, 2월 170.4, 3월 168.6, 4월 166.9로 계속 떨어졌다. 계절적인 이유가 큰데, 학군이나 직장을 위한 전세계약은 보통 12월까지 이뤄지는 반면 연초에는 계약이 뜸하기 때문이다. 또 작년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급등했고, 이에 따라 갭투자 수요가 늘며 올 초 임대 물량이 쏟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매물이 소화되면서 다시금 전세난 조짐이 감지된다. 28일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은 한 달 전 2만3062건에서 2만1519건으로 6.7% 감소했다.
특히 최근 전세 불안은 강남의 이주 수요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관계자는 "반포주공·방배13구역 등의 이주가 시작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전세 매물이 귀하다보니 디에이치라클라스, 서초그랑자이 등 6월 이후 입주 예정인 신축 전세는 시장에 나오면 바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30% 오르며 지난주(0.2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는데 서초구의 상승률(1.36%)이 가장 높
이런 가운데 여당이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세입자가 힘들어질 가능성은 더 커졌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자진말소를 하고 6개월 내 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팔지 않고, 그동안 못 올린 전월세를 대폭 올려 세금 충당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