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LG는 시초가(11만9500원)보다 9.21% 하락한 10만8500원에 마감했다. 시초가는 직전 거래일(4월 28일) 종가(12만6500원)보다 5.5% 내린 수준으로 결정됐다.
LG는 지난 1일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을 자회사로 둔 LX홀딩스와 인적분할했다. 4월 29일부터 한 달간인 이달 26일까지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처음 거래된 LX홀딩스는 시초가(1만2650원)보다 5.14% 내린 1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양사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분할을 앞두고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차익 매물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로 분할하기 전 LG는 분할 이후 기대감으로 4월에만 40%가량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LG화학, LG전자, LG CNS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며 주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서 구광모 LG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가정한다면, 계열 분리 이후에 구 회장의 영향력 강화와 함께 양호한 실적 흐름 지속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LG CNS의 신기술 관련 매출 비중 확대도 향후 실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805억원, 1조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4%, 87.2% 늘었다.
계열분리를 마친 LG가 본격적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 전자 등 주력 사업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을 이미 시작했으며 ESG(그린 테크),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성장 포트폴리오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의 목표가 평균치는 15만6300원이다.
한편 전날 한 외국계 증권사가 2차전지 사업부문(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기업가치 재평가의 불씨를 댕긴 이후 주가가 7%가량 내린 LG화학은 이날도 3.49%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크레디트스위스(CS)는 2차전지 사업부문이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하반기 상장 시 LG화학 가치는 할인돼야 한다며 목표가를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낮췄다. 국내 증권사도 기업가치 재평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시 기업가치를 2023년 기준 77조원으로 추정하면서 이 경우 모회사인 LG화학의 2차전지 부문 가치는 할인율 50%를 적용해 46조원, 이를 감안한 목표주가는 78만~80만원이라고 예상했다. 통상 모회사에 자회사 기업가치를 40~50% 반영하는데, LG화학도 이런 할인율을 적용했다
LG화학 측은 이런 금융투자 업계 의견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에도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에도 지분을 70~80% 보유하며 (LG화학의) 전자재료 사업을 통해 사업적으로 양사가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